은행권, 만기·담보·신용리스크 점검 강화

장외파생상품 시장이 역대 최대 규모로 커지면서 은행권의 리스크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장외파생 거래의 상당 부분이 은행권에 집중된 만큼 환율·금리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자본비율 관리와 거래상대방 신용위험 점검이 한층 중요해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2경6779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은행권 비중은 79.8%에 달한다. 장외파생 거래 10건 중 8건가량이 은행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셈이다.
은행권 장외파생 거래는 기업의 환율·금리 변동 위험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출입 기업은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통화선도나 통화스와프 등을 활용하고 금융회사는 금리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스와프 등을 거래한다. 은행은 이 과정에서 기업과 시장을 연결하는 중개자이자 거래 상대방 역할을 맡는다.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은행의 리스크 관리 부담도 커진다. 장외파생상품은 거래 조건이 다양하고 만기가 긴 경우도 많아 시장 급변 시 손실 규모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 환율과 금리가 동시에 크게 움직이면 시장위험뿐 아니라 거래상대방의 계약 불이행 가능성, 담보 부족, 유동성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불거질 수 있다.
장외파생상품 청산은 거래상대방 위험을 줄이는 장치지만 은행의 자본비율 관리와도 맞닿아 있다. 은행은 청산기관을 통한 거래에서도 파생상품 익스포저와 거래상대방 신용위험을 관리해야 하고 이는 위험가중자산(RWA) 산정에 반영된다. 환율·금리 변동성이 커질수록 은행권이 장외파생 만기와 거래상대방 위험 관리에 신경 쓰는 배경이다.
금융지주사들도 환율과 위험가중자산 관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KB금융 13.63%, 우리금융 13.60%, 신한금융 13.19%, 하나금융 13.09%로 4대 금융지주 모두 13%대를 유지했다. 다만 환율 변동에 따른 RWA 확대 압력은 주요 관리 대상이다.
KB금융은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환율 영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며 "장외파생상품 만기 관리와 거래상대방 신용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RWA에 대한 환율 민감도를 줄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 정비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추가적인 RWA 활용 여력을 확보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장외파생상품은 기업의 환율·금리 위험을 관리하는 데 필요한 시장이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은행권도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자체 스트레스 테스트와 거래상대방 위험 관리를 더 촘촘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