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K-엔비디아' 발굴 나선다…딥테크에 모험자본 공급[생산적 금융, 성장의 길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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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발맞춰 금융권이 앞다퉈 투자금융 확대와 혁신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말뿐인 선언을 넘어 구체적인 자금 공급과 조직 개편으로 실행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가계대출 중심의 수익 구조를 기업·투자금융으로 전환하려는 이번 움직임이 실질적인 산업 생태계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투데이는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의 생산적 금융 전략과 추진 현황을 5회에 걸쳐 짚어본다.

1600억원 딥테크펀드 가동…AI·반도체 유망기업 정조준
기업당 100억원 이상 투자…기술 상업화·해외 진출 지원

KB금융이 생산적금융의 무대를 대형 인프라에서 성장 단계 스타트업으로 넓히고 있다.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 조달 문턱에 막힌 딥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펀드·보증·멘토링을 결합한 성장 지원 체계를 가동하는 방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딥테크 분야 혁신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1600억원 규모의 'KB 딥테크 스케일업 펀드'를 조성했다. 한국 모태펀드 출자금 750억원에 KB국민은행·증권·손해보험·인베스트먼트 등 계열사 출자금 850억원을 더한 구조다.

투자 대상은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 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로봇 △사이버보안·네트워크 △우주항공·해양 △차세대원전 △양자기술 등 9개 분야다. 기업당 10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스케일업 방식으로 기술 상업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딥테크 기업은 기술 개발 이후 양산과 사업 확장 단계에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지만 담보나 단기 실적이 부족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KB금융은 이 지점을 생산적금융의 핵심 지원 영역으로 보고 성장 가능성을 기준으로 모험자본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KB금융은 벤처투자 시장의 민간 활력을 높이기 위해 1000억원 규모 민간벤처모펀드도 조성한다. 금융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와 체결한 '벤처투자활성화 및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마중물 역할을 맡는다는 계획이다.

지원 방식은 단순 출자에 그치지 않는다. KB금융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해외 법인을 활용해 투자 기업의 글로벌 기업설명회(IR), 후속 투자 유치, 해외 진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KB인베스트먼트 등 계열 벤처캐피털(VC)을 통해 투자 기업을 지원하고 KB국민은행의 멘토링·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도 연계한다.

예비 창업자와 지역 창업기업에 대한 보증 지원도 병행한다. KB금융은 기술 트랙 오디션 진출자를 위한 1500억원 규모 협약보증 신설에 참여하고, KB국민은행이 기존에 조성한 1000억원 규모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 협약 보증'을 기반으로 지역 창업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한다.

KB금융은 전국 오디션 진출 기업을 대상으로 추가 인센티브도 제공할 예정이다. 스타트업들이 관련 프로젝트에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KB스타뱅킹 등 그룹 대표 앱을 통한 홍보 지원도 병행한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우수한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 자금 부족으로 도전을 멈추는 일이 없도록 성장 단계에 최적화된 맞춤형 금융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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