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에셋증권이 증권업계 최초로 연간 순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수익 구조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과거 국내 증권사들의 주된 수익원이었던 위탁매매 수수료 비중을 낮추는 대신, 자기자본투자(PI)와 글로벌 ETF, 해외법인, 대체투자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결과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기존 증권사의 사업 모델을 넘어 '빅테크형 금융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에 대한 투자와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Sharekhan) 인수 등을 통해 글로벌 사업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ETF 사업 부문의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국내 시장에 국한되지 않은 '글로벌 자본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전통적인 금융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단순히 국내 주식 거래를 중개하던 역할에서 벗어나 전 세계 자산에 직접 투자하고 운용하는 구조로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미국의 종합 투자 플랫폼 로빈후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약 5100억원 수준으로 미래에셋증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상회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7.5배에 달한다는 점은 시장이 로빈후드를 테크 기반의 '성장 플랫폼'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막대한 활성 사용자 수(MAU)와 이들이 플랫폼 내에서 생성하는 데이터,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확장성에 높은 점수를 부여한 결과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 1조3750억원, 당기순이익 1조19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 29%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었다. 그러나 시가총액은 약 44조원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자본 효율성과 수익성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여전히 국내 증권사를 금리ㆍ배당ㆍ거래대금 등 외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전통적 금융주'의 범주 내에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빈후드가 사용자 체류 시간과 생태계 확장성으로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미래에셋증권은 자본을 투입해 이익을 창출하는 구조적 측면에 평가가 집중되어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향후 기업가치를 재평가받기 위해서는 단순한 투자 수익 성과를 넘어, 글로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기반으로 얼마나 강력한 사용자 락인(Lock-in) 효과와 차별화된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느냐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6월 출시 예정인 홍콩 기반의 MTS는 미래에셋증권 성장 전략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해당 서비스는 기존의 해외주식 거래 앱 기능을 넘어 미국, 홍콩, 인도 시장과 디지털 자산을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 투자 시스템을 지향한다. 국가별로 분절되었던 투자 환경을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하려는 시도로, 글로벌 사용자 생태계를 구축해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