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코그, 경도인지장애 ‘코그테라’ 처방 1천건 돌파
처방 환경 좋아지고 환자 경험‧임상 근거 축적 이유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DTx) 시장이 허가 단계를 넘어 실제 의료현장 처방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불면증·우울증·경도인지장애 등 정신·신경질환 영역을 중심으로 처방 사례가 늘어나면서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해 나가는 분위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최근 2~3년 사이 디지털 치료기기 허가 제품이 10개 이상 등장하며 시장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초기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자체에 의미가 있었다면 최근에는 병원 도입과 처방 건수, 실제 환자 사용 경험이 핵심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모코그의 경도인지장애(MCI) 디지털 치료기기 코그테라다. 코그테라는 출시 6개월 만에 전국 68개 병·의원에서 누적 처방 1000건을 기록했다.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 주요 상급종합병원 신경과·정신건강의학과를 중심으로 처방이 확대되고 있다.
코그테라는 국내 최초 경도인지장애 적응증 디지털 치료기기로 전문의 처방 기반의 모바일 앱형 인지치료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5월 허가를 받은 뒤 10월 말부터 처방을 시작했다. 병원 진료 이후에도 환자가 가정에서 지속해서 인지 훈련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우울증 분야에서도 상용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히포티앤씨의 우울장애 디지털 치료기기 블루케어는 최근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평가유예 대상으로 지정되며 병원 처방 기반을 확보했다. 블루케어는 인지행동치료(CBT) 기반 모바일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인지·정서 훈련, 기록 기반 자기 인식, AI 기반 개인 피드백 기능을 통합해 개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 현재 주요 상급병원을 중심으로 처방 도입이 진행 중이다.
불면증 분야에서는 한독과 웰트가 공동 개발한 디지털 치료기기 슬립큐가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슬립큐는 2024년 첫 처방 이후 종합병원 20여 곳과 클리닉 60여 곳에 도입됐다. 초기에는 비대면 진료 중심으로 활용 사례를 확보했고 최근에는 대면 진료 기반 처방도 확대되는 추세다.
슬립큐는 불면증 치료의 표준 치료법으로 꼽히는 인지행동치료를 스마트폰 앱으로 구현한 제품이다. 환자는 의료진 처방 후 6주간 수면 습관 개선 프로그램을 수행하게 된다. 웰트는 현재 AI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수면 행동‧생리적 신호‧스트레스 변화 등을 분석해 복약 타이밍 플랫폼을 접목한 차세대 버전 개발도 진행 중이다.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의료현장 분위기는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과거에는 의료진 사이에서도 “실제 처방이 가능하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활용 사례가 늘고 실제 환자 데이터도 축적되면서 인식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은 단순 허가 단계를 넘어 실제 의료현장에서 사용되기 시작하는 초기 형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허가 자체보다 의료진의 지속적인 처방과 환자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운영 구조 구축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환자 경험과 실제임상근거가 축적되면서 의료진 사이에서도 디지털 치료기기를 현실적인 치료 옵션으로 인식하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 대부분이 아직 건강보험 급여 체계에 완전히 편입되지 않았고 병원 내 처방 프로세스와 수가 체계 역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의료진 교육과 환자 순응도 관리, 장기 사용 데이터 확보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 관계자는 “디지털 치료기기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초기 사용 교육과 치료 지속 관리, 병원 운영 프로세스 등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실제 처방 경험과 실제임상근거를 지속적으로 축적해야 한다”며 “의료기관과 의료진 확대를 통한 환자 접근성 강화와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제약사와 디지털 치료기기 기업 간 협업 확대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A디지털 치료제 기업 대표는 “제약사와 디지털 치료기기 기업이 협업 의지는 분명한 만큼 시행착오를 거쳐 접점을 찾아간다면 향후 큰 시너지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최근 국내에서 처방 가능한 디지털 치료기기가 9개 수준까지 늘어나면서 시장도 조금씩 형성되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