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손해액 ‘고령층’이 90%… 5년 만의 보험료 인상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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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사망자 13% 줄 때 61세 이상은 12% 늘어
손해율 악화 속 요율·안전장치 정교화 과제로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는 감소세에 접어들었음에도 61세 이상 고령층의 사망자와 손해액은 독보적인 증가세를 기록하며 보험업계의 수익성 악화를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보험개발원 보험통계조회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용 자동차보험 손해액은 10조223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9조958억원)과 비교해 3년 만에 1조1276억원(12.4%) 늘어난 수치다.

주목할 점은 연령대별 편차다. 61세 이상 고령층의 손해액은 2021년 1조8349억원에서 지난해 2조8299억원으로 9950억원(54.2%) 폭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보험 손해액 증가분(1조1276억원)의 88.2%에 달하는 규모다. 전체 손해액에서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2%에서 27.7%로 급등했다.

인명피해 지표에서도 고령화의 그림자는 짙다. 전체 사망자 수는 2021년 2214명에서 지난해 1916명으로 줄었으나, 61세 이상 사망자는 오히려 585명에서 658명으로 늘었다. 사망 등 중대 사고는 거액의 보험금 지급으로 이어지는 만큼 고령층 사고 증가는 보험업계의 직접적인 타격이 됐다.

금융감독원의 ‘2025년 자동차보험 사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7.5%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3.7%포인트(p) 상승한 수치로, 업계가 보는 손익분기점(80%)을 크게 상회했다. 이 여파로 지난해 자동차보험 부문에서만 7080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으며,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지난 2월 보험료를 1.3~1.4% 인상하며 5년 만에 가격 조정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고령화가 운전자 구성과 사고 양상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분석한다. 2050년까지 고령 운전면허 소지자가 현재보다 최대 3.5배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보험연구원은 고령층을 단일 위험군으로 묶기보다 개인별 신체 능력과 위험도를 세분화해 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응 방안으로는 △면허 갱신 주기 단축 △법규 위반 기록 기반 위험 운전자 선별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PMPD) 탑재 지원 등이 거론된다. 특히 안전장치 장착 차량에 대한 보험료 할인 등 자발적 안전운전을 유도하는 유인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령층 손해액 증가는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단순히 고령자를 위험군으로 낙인찍기보다는 실제 사고 위험이 높은 운전자를 선별할 수 있는 정교한 요율 체계와 안전운전 유도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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