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경재배 면적 10배 늘었지만 순환식은 5%…2028년 10% 목표

중동 정세 불안으로 비료 원료 수급과 에너지 가격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버려지는 비료액을 다시 쓰는 ‘순환식 수경재배기술’ 확산에 나선다. 농가 생산비 부담을 낮추면서 화학비료와 농업용수 사용량, 탄소배출까지 줄일 수 있어 시설원예 농가의 경영비 절감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수경재배에 사용되는 비료와 물을 재활용해 농가 생산비를 절약하고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순환식 수경재배기술을 개발해 신기술보급사업을 통해 확산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수경재배는 흙 대신 배지에 작물을 심고 양액을 공급해 기르는 농법이다. 작물 이어짓기로 인한 병해충 피해를 줄이고 생산성과 작업 편의성을 높일 수 있어 딸기, 토마토, 파프리카 등 시설원예 작목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다만 기존 비순환식 수경재배는 작물이 흡수하고 남은 배액을 대부분 버리는 구조였다. 배액에는 사용하고 남은 비료 성분이 포함돼 있어 이를 폐기할 경우 비료와 물이 낭비되고 환경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순환식 수경재배기술은 이 배액을 회수한 뒤 성분을 분석하고 살균·희석 등의 과정을 거쳐 다시 활용하는 방식이다. 비순환식 수경재배와 비교해 화학비료는 30~40%, 농업용수는 20~30%가량 절감할 수 있다. 비료 사용량이 줄면서 탄소배출량도 작물에 따라 26~63%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작물별 절감 효과도 뚜렷했다. 농진청이 딸기, 토마토, 파프리카, 멜론 등 4개 품목에 순환식 수경재배기술을 적용한 결과 딸기는 비료구매비 21%, 탄소배출량 26%가 줄었다. 토마토는 비료구매비와 탄소배출량이 각각 63% 감소했고, 파프리카는 비료구매비 63%, 탄소배출량 61% 절감 효과를 보였다. 멜론도 비료구매비와 탄소배출량이 각각 34% 줄었다.

현장에서는 이미 생산비 절감 사례가 나오고 있다. 전북 완주의 방울토마토 재배 농가는 순환식 수경재배기술 도입 이후 양액 농축액 사용 기간이 평균 두 배로 늘었다. 배액의 절반을 재활용하면서 비료 사용량을 약 50% 줄였고, 0.3헥타르 기준 연간 약 1000만원의 비료구매비를 절감하고 있다.
경남 함안의 파프리카 재배 농가도 같은 기술을 도입해 비료 사용량을 줄이면서 1헥타르 기준 연간 약 2000만원의 비료구매비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농가 입장에서는 수확량과 품질을 유지하면서 경영비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체감도가 큰 기술로 평가된다.
확산 여지는 크다. 국내 수경재배 면적은 2000년 474헥타르에서 2024년 4671헥타르로 약 10배 늘었지만, 순환식 수경재배는 전체 면적의 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수경재배가 빠르게 보급된 것과 달리 배액 회수·살균·양분 관리 설비를 갖춘 순환식 전환은 아직 초기 단계인 셈이다.
농진청은 2024년부터 순환식 수경재배기술 보급·확산을 위한 신기술보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국 43개소에 기술을 보급했으며, 연도별로는 2024년 17개소, 2025년 16개소, 2026년 10개소다. 농진청은 2028년까지 순환식 수경재배 보급률을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유인호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장은 “화학비료·농업용수·탄소배출 절감 효과가 있는 순환식 수경재배기술은 중동발 비료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비료 절감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