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SK하닉 오르더니 집값도?⋯"자산은 자산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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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앞에 매물이 게시돼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국내 증시가 급등하고 있지만 주가 상승이 소비보다 다른 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반도체 주가 상승으로 늘어난 자산이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8일 YTN 라디오 '조태현의 생생경제'에서 "자산은 자산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고,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도 한정적이고, 소액 투자자가 많으면 그 효과는 더 작을 수밖에 없다"며 "10만원을 투자해 30%가 오르면 13만원이 되는 것인데, 기분 좋은 일일 수는 있어도 소비를 촉진할 정도의 변화냐고 하면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국내 자산 구조상 이런 현상이 더 뚜렷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국내 자산은 전체적으로 보면 70%가량이 부동산에 있고, 주식을 가진 사람도 한정적인 데다 소액 투자자가 많기 시작하면 부의 효과가 작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이미 많이 투자하고 있던 사람들도 자산 안에서 오른 것이기 때문에 굳이 소비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가 상승분이 부동산으로 향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거 수요를 함께 봐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부동산은 투기적인 수요도 있지만 주거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분명히 있다"며 "한 번 진입 시기를 놓치면 이후 이동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경험이 쌓여 있기 때문에 주식만 가지고 있기에는 불안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집값이 1000만원 단위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5000만원 단위로 움직인다"며 "1~2년만 잘못 삐끗해도 2억~3억원 격차가 나는 경험을 해본 사람들에게는 쉬운 결정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2017년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2017년 한국 부동산 가격이 굉장히 많이 올랐는데, 그때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들 중 하나가 반도체가 좋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굉장히 많이 오른 시기였다는 이야기"라며 "특히 서울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들은 중산층 맞벌이 부부가 많고, 이들은 미래 소득이 안정돼 있기 때문에 주식 자본이 늘어나면 자기 자본을 넣고 집을 살 수 있는 여건이 굉장히 좋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최근 주가 상승이 서울과 수도권 집값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주가 상승의 혜택이 중산층 이상에 많이 갔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서울 아파트 수요자도 그 계층"이라며 "'아파트 공급이 모자란다'는 시나리오가 짜이면 우려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자·자산·미래 현금 흐름·아파트 공급 같은 조건들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한동안 안 올랐다고 생각했던 지역이나 서울 근교 경기권 아파트 가격이 우려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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