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 ‘해양 클러스터’ 구축 본격화
노사, 구체적 사안 두고 논의 이어갈 계획

HMM이 본사 부산 이전을 최종적으로 확정하면서 해운업계 구조 재편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해온 ‘해양수도 부산’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지만 실제 이전 과정에서는 조직·인력 재배치와 영업 경쟁력 유지, 임직원 정착 지원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단순 주소 이전을 넘어 실질적인 기능 이전 여부가 향후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파크원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본점 소재지를 부산광역시로 변경하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했다. 앞서 노사가 부산 이전 추진에 공감대를 형성한 데 이어 주총 절차까지 마무리되면서 본사 이전이 공식화된 것이다.
이번 결정은 정부의 북극항로 전략과 해양 클러스터 구축 정책과도 맞물린다. 정부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함께 해운·물류 기능을 부산 중심으로 집적하는 구조를 추진해왔다. 앞서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도 부산 이전을 추진한 가운데 HMM까지 가세하면서 부산에 대형 해운사 3곳이 집결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업계에서는 부산항과 해운·물류 기능이 결합할 경우 국내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실제 이전 과정은 단순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노사는 수차례 본사 이전 관련 협의를 진행해왔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육상노동조합은 노동위원회 조정 신청, 최원혁 HMM 대표이사 고소에 이어 파업까지 예고한 상황이었다. 노사가 중동전쟁 여파로 글로벌 물류 상황 마비를 고려해 극적인 합의에 이른 만큼 세부 사항에 대한 조율은 향후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합의에 이르지 못하다가 파업을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한 만큼 세부사항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가장 큰 과제로는 이전 시기와 규모, 핵심 조직 및 인력 배치 문제가 꼽힌다. 특히 HMM은 다른 해운사와 달리 육상 인력 비중이 높은 구조여서 이전 부담도 상대적으로 크다. 지난해 기준 HMM 임직원은 육상 1058명, 해상 766명 등 총 1824명으로 집계됐다. 해상 인력 중심인 타 선사들과 달리 본사 기능과 영업 조직 규모가 큰 만큼 조직 재배치 난이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노조 역시 영업 경쟁력 약화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금융 인프라와 주요 고객사들이 서울에 집중된 만큼 핵심 기능까지 모두 부산으로 이전할 경우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임직원 정주 여건 역시 주요 변수다. 주거와 교육, 복지 등 생활 기반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회사 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일괄 이전보다는 단계적·순차적 이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울과 부산을 병행 운영하거나 일부 조직만 우선 이전하는 방식, 유연근무제 확대 등이 함께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해운업 특성상 금융·영업 기능은 서울에 남기고 운영 조직 중심으로 부산 이전이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HMM 관계자는 “노사 간 큰 틀의 방향성에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세부 사항을 논의할 물리적 시간은 부족했던 상황”이라며 “주소 이전 등기와 대표이사실 이전은 우선 추진하되 직원 이전은 회사의 이익과 실질적인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노사가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