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美 법원 10% 관세 위법 판결에도 韓 기업 부담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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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보편적 금지명령 없어 실질 영향 제한적”
301·232조 통한 추가 관세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4월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관세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10% 보편 관세’ 조치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렸지만, 국내 기업들의 관세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법원이 관세 조치 자체를 전면 중단하는 보편적 금지명령은 내리지 않으면서 실제 효력은 소송 당사자에만 제한됐기 때문이다.

8일 한국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실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CIT는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시행된 10% 관세 조치가 대통령 권한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관세가 위법 판단을 받자 대체 수단으로 무역법 122조를 적용해 전 국가·전 품목에 10% 관세를 부과해왔다. 해당 조치는 7월 24일까지 한시 적용된다.

이번 판결은 민주당 성향 24개 주와 미국 기업들이 제기한 소송을 병합 심리한 결과다. 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부과 근거로 제시한 ‘경상수지 적자’와 ‘무역적자’가 법률상 의미하는 ‘국제수지 적자’와는 다르다고 판단했다. 법 제정 당시 국제수지 적자는 고정환율제하에서 외환보유고가 고갈되는 금융·통화 위기 상황을 의미하는데, 단순 무역적자를 이를 근거로 해석할 수 없다는 취지다.

다만 법원은 관세 조치 전체를 중단시키는 보편적 금지명령(universal injunction)은 내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소송 원고로 인정된 워싱턴주와 일부 미국 기업에 대해서만 관세 부과 중단 및 환급이 적용된다. 한국 기업을 포함한 대부분 수출입 기업들은 현행 관세를 그대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무협은 CIT가 보편적 금지명령 권한 여부를 명확히 인정하지 않은 만큼 기업들의 자동 환급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판결이 소송 당사자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현행 122조 관세는 우리 기업들에 계속 적용된다”며 “향후 상급심에서 관세 조치 자체 위법성이 인정되더라도 구제 범위 확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무협은 또 향후 항소 절차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실제 정책 변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법무부가 즉각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에 항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연방대법원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IEEPA 관세 소송도 1심부터 대법원 판단까지 약 1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이번 판결과 별개로 미국의 추가 통상 압박 가능성도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122조 관세 종료 이전인 7월 24일까지 무역법 301조 조사 절차를 서두르고 있으며, 철강·자동차 등에 적용 중인 232조 외에도 드론·로봇·산업기계·풍력터빈·의료기기 등으로 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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