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버·전장 수요에 공급 부족 심화
삼성전기·무라타 중심 장기계약 확대
FC-BGA도 풀가동…부품 공급 부족 본격화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함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에서도 공급 부족 현상이 본격화하면서 삼성전기의 협상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나타나던 장기공급계약(LTA) 논의가 MLCC 등 전자부품 시장까지 확산하는 모습이다. AI 서버와 전장용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며 삼성전기가 이른바 ‘슈퍼을’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기 MLCC 사업에서는 고객사들의 장기공급계약 요청이 증가하는 분위기다.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면서 기존 단기 발주 중심 구조에서 장기 계약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정보기술(IT) 수요 약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MLCC 공급사들이 공정부하가 큰 AI 서버용 MLCC 수요 대응에 집중하면서 IT용 MLCC 공급능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TA는 공급사와 고객사 간 장기간 물량과 가격 등을 사전에 정해 체결하는 계약이다. 과거에는 스마트폰·PC 업체 등 고객사가 우위에서 3개월 단위의 단기 계약을 주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AI 투자 확대와 공급 부족 현상이 겹치면서 부품사들이 1년 안팎의 장기 계약을 제안하는 형태로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기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넘어 MLCC 등 전자부품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공급 부족 상황을 반영해 MLCC 가격을 5~10%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IT 수요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AI 서버와 전장용 MLCC 비중이 확대되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기 MLCC는 기존 스마트폰과 PC 중심에서 최근 자동차 전장과 AI 서버용 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특히 산업용·전장용 MLCC는 고온·고전압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고사양·고신뢰성 제품 수요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산업용은 인공지능(AI) 및 중앙처리장치(CPU) 수요 확대에 따라 대용량 스위치와 파워모듈 수요가 증가하며 고용량 MLCC 중심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제조 공정 역시 일반 IT용 제품보다 복잡하고 생산 기간도 더 오래 걸려 수급 부담이 커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올해 2분기 MLCC 가동률이 90% 중반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MLCC 시장에서는 일본 무라타와 타이요유덴, 삼성전기 등이 주요 공급사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AI 서버와 전장용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무라타와 삼성전기에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패키지기판 사업에서도 공급 부족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삼성전기 칩 볼 그리드 어레이(FC-BGA) 사업은 당초 하반기 풀가동 수준이 예상됐지만, 지난해 말 추가 확보한 신규 고객사 물량이 올해 2분기부터 반영되면서 가동률이 90%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미향 CPU 공급 확대와 북미 네트워크·스위치용 신규 고객 진입 영향으로 2분기 플립FC-BGA 수주는 사실상 풀캐파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기가 이미 1조원 후반대 규모의 설비투자(CAPEX)를 통해 베트남 생산라인 증설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까지 FC-BGA 물량도 사실상 ‘완판’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