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 개선·중금리 대출 확대 등 금융 역할 재정립 검토

금융당국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지적한 금융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간부회의를 열고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 해당 회의에서 확정된 사안은 없었지만 향후 당국이 어떤 관점에서 무엇을 논의해야 할지를 점검한 자리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조만간 이 문제를 종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할 예정이다. TF에서는 신용평가 체계 개선을 비롯해 금융사의 역할 재정립, 중금리 대출 활성화 추가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도 은행·중소금융 부문을 중심으로 자체 논의에 착수했다. 그간 당국은 금리 단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안신용평가 체계 구축을 지속적으로 시도해왔지만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는 판단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문제 제기를 계기로 금융 소외 문제 전반을 다시 들여다볼 방침이다.
아울러 올해 초 가동된 당국의 신용평가체계 개편 TF에서도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당국이 움직이는 배경에는 김 실장이 최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기한 금융 양극화 문제가 있다.
김 실장은 SNS를 통해 한국 금융시장을 고신용자와 저신용자 양극단만 남은 ‘도넛형 시장’으로 진단했다. 그는 “어려운 사람들은 높은 금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선택지 자체를 박탈당했다”며 신용평가 체계와 금융사의 대출 구조를 함께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인식은 김 실장이 과거 금융위 부위원장 시절 밝힌 금융의 사회적 역할 관련 발언과도 맞닿아 있다.
김 실장은 2017년 8월 하계연합학술대회에 제출한 ‘생산적금융과 포용적금융의 이론적 배경과 향후 정책방향’ 글에서 금융의 사회적 역할 강화를 위해 취약계층과 창업·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정책서민금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책금융의 한정된 재원을 보완하기 위해 민간 금융 부문의 사회적 역할이 강화되도록 제도와 인센티브를 재설계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김 실장은 당시 “저소득·저신용자 등에 금융서비스 이용 기회가 제한되거나 금융서비스의 편익이 고소득·고신용자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연체자 재기 지원 등 사회적 배려가 금융의 중요한 가치라는 인식 전환이 일어나도록 법·제도적 인센티브가 재설계돼야 한다”고 밝혔다.
포용적 금융환경의 방향에 대해서는 “정확한 신용등급이 없어 중·저금리 혜택을 받지 못하는 중·저신용자와 한계차주, 고금리대출 이용자 등의 금융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