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에만 3068억원 공급…4대 은행 절반 수준
대안신용평가·대환대출로 문턱 낮춰 포용금융 확대

정부가 신용등급 체계 개편을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나선 가운데 KB국민은행이 중금리대출 공급을 대폭 확대하며 대응에 나섰다.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라는 정책 기조에 은행권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올해 민간중금리대출을 총 1조5300억원 규모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미 1분기에만 3068억원(21288건)을 집행해 4대 시중은행 전체 공급의 약 48%를 차지했다.
민간중금리대출은 개인신용평점 하위 50% 고객에게 일정 금리 이하로 공급되는 비보증부 신용대출이다. 그동안 은행권이 고신용자 중심 영업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중·저신용자를 겨냥한 상품이다.
이번 공급 확대는 최근 김용범 정책실장이 신용등급 체계를 정면 비판한 흐름과 맞물린다. 김 실장은 “신용등급은 금융이 설계한 보이지 않는 계급장”이라며 “왜 가장 힘겨운 사람이 가장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과거 이력 중심의 평가 방식이 금융 양극화를 고착화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이 같은 정책 압박 속에서 국민은행은 대안 신용평가 모델을 도입해 ‘씬파일러’까지 포섭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금융 거래 이력이 부족한 고객의 데이터를 보완해 신용도를 세분화하고 일부 고객에는 추가 한도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금리 부담을 낮추는 대환 상품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3월 출시한 ‘KB국민도약대출’은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을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연소득이나 재직기간 제한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청년층 지원도 강화한다. 국민은행은 만 34세 이하를 대상으로 최대 500만원을 지원하는 ‘청년 전용 새희망홀씨’를 출시할 예정이며, 성실 상환자와 금융교육 이수자에게는 금리 인하와 한도 확대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흐름을 단순 상품 확대가 아닌 구조 변화의 신호로 본다. 금융당국이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데 이어 청와대까지 신용평가 체계 개편을 요구하면서 은행권이 중·저신용자 시장으로 본격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등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는 고객들을 위해, 금융권 전반에 '포용금융' 실천이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든든한 마중물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