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이 임금 협상을 넘어 경영권 분쟁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노조가 사측의 임금 인상안을 거부한 데 이어 인사·경영 의사결정에 대한 개입을 요구하면서 갈등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은 사측이 제시한 6.2% 임금 인상안과 일시금 600만원 지급안을 수용하지 않고 추가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14% 인상과 3000만원 규모의 격려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갈등은 단순한 임금 수준을 넘어 경영권 영역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노조가 제시한 단체협약 요구안에는 신규 채용, 인사고과, 인수합병(M&A) 등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해 사전 동의를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사실상 노조가 기업 의사결정에 구조적으로 개입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노조의 파업 방식과 지도부 행보를 둘러싼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노조는 당초 5월 1일로 예정했던 전면 파업 일정을 앞당겨 4월 28일부터 일부 공정에서 기습 파업을 단행했다. 특히 원부자재 소분 공정이 중단되면서 생산 차질이 발생했고 회사 측은 약 15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조위원장이 파업 기간 중 해외여행을 떠난 사실이 알려지며 내부 반발도 제기되는 분위기다. 현장을 지휘해야 할 지도부가 부재한 상황에서 파업이 진행됐다는 점에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정부의 중재 시도 역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4월 30일 고용노동부 중부청 주관으로 열린 노사정 간담회에 노조위원장이 불참했고 노조 측은 사측 교섭위원 전면 교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협상 진전을 어렵게 만드는 조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측은 그간 교섭 과정에서 성실히 협상에 임해왔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 이후 총 13차례 교섭과 대표이사 면담을 진행했으며 회사의 지불 여력을 고려한 수준에서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기업 경쟁력과 대외 신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특성상 생산 안정성과 고객 신뢰가 핵심 경쟁력인 만큼 파업에 따른 공급 차질은 장기적인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사 관련 전문가들은 “채용과 신기술 도입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다. 이를 노조의 고용안정성만을 이유로 제한하는 것은 결국 기업의 시장 도태로 이어질 것”이라며 “경영에 대한 권한과 책임은 경영자의 몫이며 노조는 본질인 근로자 권익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결국 이번 갈등의 해법은 노조가 인사 개입, 경영 참여 요구를 조정하고 실질적인 근로조건 개선 중심으로 협상에 나설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노사는 4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 하에 다시 대화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파업 중에도 노동부의 중재에 응한 것은 대화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의 일환이었다”며 “노조는 비상식적인 요구와 강압적인 파업 강요를 중단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대화 테이블로 즉각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