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소버린 AI부터 배터리·바이오까지…올해 8.4조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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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스테이지·국가 AI컴퓨팅센터 등 인공지능 집중 투자
새만금·송도·울산…핵심 소재·바이오 공급망 전방위 강화

▲출처: 금융위원회 (사진=AI 생성)

국민성장펀드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바이오, 이차전지, 반도체 등 첨단 산업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단순한 기업 지원을 넘어 국가 기술 주권과 공급망 안정화를 겨냥한 ‘생산적 금융’에 속도가 붙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열린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에서 직접투자, 인프라 투자, 저리 대출 등 총 5건의 안건을 승인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승인으로 올해 4월까지 누적 승인액은 8조4000억원에 달했다. 한 달 동안 7건이 승인되며 집행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소버린 AI’다. AI를 국가 안보와 경제 경쟁력을 좌우할 전략 자산으로 보고, 독자 모델과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AI 기업 업스테이지에 약 56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진다. 이 가운데 1000억원은 첨단전략산업기금에서 직접 투입된다. 업스테이지는 기업용 AI 솔루션과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는 벤처기업이다.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차세대 기업용 AI 모델과 자체 LLM 고도화에 나설 계획이다.

업스테이지는 문서 데이터를 구조화하는 ‘다큐먼트 AI’와 기업 내부 데이터를 활용하는 LLM 기술을 강점으로 한다. 금융권과 해운, IT 등 다양한 산업에서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픈소스 LLM ‘솔라 오픈’을 공개하며 일반 사용자 영역으로도 사업을 넓히고 있다. 정부는 이번 투자가 고품질 데이터 확보와 모델 고도화로 이어져 국내 AI 생태계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AI 인프라 구축도 함께 추진된다. 전남 해남 솔라시도에는 GPU 1만5000장 이상을 갖춘 ‘국가 AI컴퓨팅센터’가 들어선다. 민관 합동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약 4000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조성하고, 향후 2조원 이상의 추가 대출도 추진한다.

이 센터는 산업계와 학계, 연구기관에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AI 고속도로’ 역할을 맡는다. 국산 AI 반도체 테스트베드로도 활용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외산 GPU 의존도를 낮추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이차전지와 반도체 등 공급망 분야 투자도 눈에 띈다. 전북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는 이차전지 음극재 핵심 소재인 구형흑연 생산공장이 구축된다. 퓨처그라프에는 총 2500억원의 저리 대출이 지원된다. 이를 통해 연간 3만7000톤 규모의 생산 기반이 마련된다.

구형흑연은 배터리 성능과 직결되는 핵심 소재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이 특정 국가에 편중돼 대표적인 공급망 취약 요소로 꼽혀왔다. 이번 투자를 통해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이어지는 국내 배터리 밸류체인 내재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에스티젠바이오가 850억원 규모의 장기 저리 대출을 받는다. 이 자금은 바이오시밀러 생산시설 확충에 투입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투자 완료 시 원료의약품 생산능력은 44%, 완제의약품 생산능력은 170% 늘어날 전망이다.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는 울산에 있는 후성이 165억원을 지원받는다. 후성은 고순도 불화수소 가스 생산시설을 증설할 계획이다. 고순도 불화수소는 반도체 식각과 세정 공정에 필수적인 핵심 소재다. 안정적인 국내 생산 기반 확보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분야다.

국민성장펀드는 AI, 바이오, 이차전지,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술과 인프라, 소재 전 영역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1차 메가프로젝트가 반도체와 AI 중심이었다면, 2차에서는 바이오, 디스플레이, 모빌리티까지 범위를 넓혔다. 미래 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위는 앞으로도 산업 파급효과가 큰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는 산업 파급효과가 크고 산업정책적 의미가 있는 사업들을 선별해 주기적으로 메가프로젝트로 발표할 것”이라며 “첨단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자금 수요를 상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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