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S 견적서 악용해 운영자금 대출…웰컴은 상품 중단·KB는 손실 공시

자동차 부품 수리비 견적을 근거로 돈을 빌려주는 저축은행 대출에서 대규모 사기 정황이 드러났다. 허위 견적서를 매출채권처럼 꾸며 대출을 받은 방식으로 금융감독원은 웰컴저축은행과 KB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검사에 착수했다.
29일 금융당국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 자동차 부품 매출채권 담보대출에서 이상 징후를 확인했다. 이후 금감원에 사고 사실을 자진 신고하고 해당 상품 취급을 중단했다. KB저축은행도 같은 유형의 대출에서 문제가 발생해 올해 1월 45억원 규모 손실을 공시했다.
문제가 된 대출은 자동차 부품업체나 공업사 등에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구조다. 부품업체 등이 보험개발원의 차량 수리비 청구·손해사정 시스템인 AOS에서 수리비 견적을 발급받으면 저축은행은 이를 장래 받을 돈인 매출채권으로 보고 대출을 내준다. 이후 실제 수리가 이뤄지고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면 대출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사기 업체들은 이 과정에서 허위 견적을 만들어 대출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수리와 관계없는 부품 수리비를 AOS에 입력해 매출채권이 있는 것처럼 꾸민 것이다. 일부 업체는 동일인 여신한도 규제를 피하기 위해 여러 특수목적법인(SPC)을 활용한 정황도 포착됐다.
금융권은 관련 대출 취급액을 약 3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약 2000억 원은 회수됐지만 남은 피해 규모는 1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웰컴저축은행 현장검사를 마쳤고 KB저축은행에 대해서는 현재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해당 업체들이 다른 저축은행에도 비슷한 방식의 대출을 제안한 정황이 있다"며 "매출채권 담보대출의 진위 확인 절차와 내부통제 체계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