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SK하닉 신고가 행진에도⋯"슈퍼사이클 아니라 가격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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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합뉴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코스피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메모리 업황 호조를 두고 인공지능(AI) 수요가 이끈 구조적 장기 호황이라기보다 공급 축소에 따른 가격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한두 분기 동안 실적 개선이 이어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진단도 함께 제시됐다.

이주완 인더스트리 애널리스트는 29일 YTN 라디오 '조태현의 생생경제'에서 "슈퍼 사이클이라는 게 애초에 실체가 없는 것"이라며 "AI로 인해서 수요가 증가한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슈퍼 사이클이 성립하려면 반도체 사이클이 수요에 의해 결정되고, AI 칩 출시 후 메모리 수요가 급증해야 하는데 두 전제 모두 성립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AI 열풍이 메모리 시장 전반의 수요 급증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에도 선을 그었다. 이 애널리스트는 "D램과 낸드의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가 AI 출시 전후로 높아졌던 적이 없다"며 "오히려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얘기는 AI로 인해서 수요가 증가한 것도 없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최근 메모리 가격 강세는 공급 축소 영향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수요와 연관이 없다는 건 입증이 됐다"며 "남은 것은 공급밖에 없고, 공급이 사이클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공장이 충분히 지어져 있는데 가동률을 낮춰 생산을 안 하면서 쇼티지(공급 부족)가 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근거로는 생산 지표를 제시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2023~2025년 전 세계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이 그전보다 20% 감소했다"며 "한국 반도체 제조업 생산량도 2022년 7월부터 30% 줄었고, 가동률은 70%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이크론과 중국은 생산을 늘리고 있고, 한국 기업들만 줄이면서 쇼티지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결론"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현재의 가격 강세가 장기간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이 애널리스트는 "조금 부족한 공급이 정상화되는 데 1년까지는 걸리지 않는다"며 "공급 과잉으로 전환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3~5년 후가 아니라 1년 이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안이 더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가격이 다소 하락하더라도 현재 수준이 높기 때문에 한 분기, 두 분기 정도는 좋은 실적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는 맞다"고 했다.

가격 하락이 시작되면 낙폭도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애널리스트는 "가격이 하락으로 완전히 전환됐다는 신호가 잡히면 감산하던 업체들이 가장 공격적으로 증산에 나선다"며 "그래서 급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반도체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며 "과거 경험을 보면 첫 1년 동안 50% 정도 하락하고, 이후 2~3년에 걸쳐 고점 대비 8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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