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EV 회복 기대에 투심 개선…증권가 목표가 줄상향

전쟁 충격에 한 차례 무너졌던 2차전지주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직후 20% 넘게 급락했던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4월 들어 낙폭을 모두 회복한 데 이어 연중 최고치를 새로 썼다. 전기차(EV) 수요 둔화 우려에 눌렸던 투자심리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유럽 EV 수주 회복 기대를 타고 빠르게 개선되는 모습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5.38포인트(2.14%) 오른 5023.26에 마감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2996.63과 비교하면 67.6% 오른 수준이다. 지난달 말 3568.89와 비교해도 40.8% 뛰었다.
전쟁 전후 흐름은 극적이다. 지수는 전쟁 직전인 2월 27일 4129.53까지 오르며 연초 대비 37.8% 상승한 상태였다. 지난해 하반기 급락을 딛고 회복 기대가 살아나던 구간이었다. 그러나 전쟁 충격이 반영되자 지수는 3월 4일 3256.02까지 밀렸다. 전쟁 직전 고점 대비 낙폭은 21.2%에 달했다.
반전은 4월 중순부터 본격화했다. 지수는 4월 17일 4132.22로 전쟁 직전 수준을 회복했고, 이후 상승폭을 키워 29일 5023.26까지 올라섰다. 3월 4일 저점과 비교하면 반등폭은 54.3%다. 전쟁 직전인 2월 27일보다도 21.6% 높은 수준이다.
대표 2차전지주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12.63% 급등한 14만9800원에 마감했다. 삼성SDI는 4.71% 오른 71만2000원, LG에너지솔루션은 0.21% 상승한 47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SDI가 업종 투자심리 회복의 중심에 섰다. 삼성SDI는 1.32% 상승 출발한 뒤 장중 71만40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날 발표한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보다 양호했다는 평가가 매수세로 이어졌다. 삼성SDI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3조6000억원, 영업손실은 155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고, 영업손실 규모는 예상보다 적었다.
증권가도 목표주가를 잇달아 높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전력용 ESS와 EV, 소형배터리가 모두 성장 구간에 들어섰다며 삼성SDI 목표주가를 기존 60만 원에서 100만원으로 67% 상향했다. NH투자증권도 유럽 EV 수주 회복과 소형전지 확판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88만 원에서 93만원으로 올렸다.
2차전지주에 대한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미국 EV 보조금 백지화와 수요 둔화 부담으로 업종 전망은 보수적이었다. ESS 기대는 있었지만 업황 반등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그러나 전쟁 이후 고유가와 에너지 안보 이슈가 부각되면서 ESS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확충의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배터리 수요처가 전기차를 넘어 전력 저장 시장으로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 것이다.
다만 단기 급등 부담은 남아 있다. 전쟁 충격을 딛고 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새로 쓴 만큼 투자심리는 빠르게 회복됐지만 EV 수주 회복과 ESS 수요 확대가 실제 매출과 이익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추가 상승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개선은 긍정적이나, 완만한 회복세 대비 밸류에이션이 가파르다”며 “시장의 초점이 EV 성장에 대한 실망에서 다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대한 ESS 수요 성장 기대로 옮겨지며 현재 멀티플은 역사적 상단에 유사하거나 그 이상에서 거래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