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쿠팡 총수는 김범석"⋯한미 통상 마찰 격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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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자 동일인 변경 예고…친족 경영 개입 확인돼 예외 요건 위반
쿠팡 "행정소송 불사" 강력 반발 속 美 의회 54명 항의 서한 압박
공정위 "정당한 법 집행…이중 규제 아니다" 정면 돌파 의지

▲김범석 쿠팡Inc 의장 (사진제공=쿠팡Inc)

공정거래위원회가 미국계 회사인 쿠팡Inc 김범석 의장을 그룹의 실질적 지배자인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하기로 하면서 한미 간 통상 마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정위는 다음 달 1일 자로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102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하면서 쿠팡의 동일인을 기존 '쿠팡 법인'에서 '김범석 의장'으로 변경한다고 29일 밝혔다.

그동안 공정위는 친족의 경영 미참여 요건을 근거로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해 왔다. 그러나 최근 실시한 현장 점검에서 김 의장의 동생이 부사장급으로 재직하며 핵심 물류 정책을 주도하는 등 경영에 깊숙이 개입한 사실이 확인돼 예외 요건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개인 동일인 지정에 반대해 온 쿠팡은 즉각 반발했다. 쿠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공정위가 제기한 사익편취 우려 등을 전면 부정하며 동일인 지정이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향후 행정소송을 통해 이 문제를 다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쿠팡이 향후 동일인 지정을 문제 삼아 미국 행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한 로비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쿠팡의 로비로 인해 쿠팡 문제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한미 간에 갈등 현안으로 부상했다. 최근에는 미국 하원 공화당 소속 의원 54명이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에게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 규제를 중단하라는 항의 서한을 발송하며 외교적 압박을 가시화했다.

미국 정치권과 쿠팡은 이번 조치가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최혜국 대우 의무'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촘촘한 공시 규제를 받는 상황에서 한국의 대기업 총수 규제까지 더하는 것은 실효성 없는 '이중 규제'라는 것이다.

특히 사우디 국영기업 자본인 에쓰오일이나 한국GM 등 다른 외국계 기업은 '법인'이 동일인으로 유지된 점을 들어 심각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선 추후에 있을 한미 FTA 공동위원회에서 미국 측이 이 문제를 '비관세 장벽'으로 공식 의제화하며 파상 공세를 펼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자국 상장사에 대한 한국의 대기업 집단 규제를 불투명한 규제 장벽으로 규정해 시정을 요구하거나 다른 통상 현안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지렛대(레버리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통상 마찰 우려를 일축하며 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장관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장은 "쿠팡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것은 시행령상 요건과 동일인 판단지침에 따라서 지정한 부분이기 때문에 정당한 법 집행 부분에 대해서 미국에서 문제 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 SEC의 공시 규제가 '투자자 보호' 목적이라면 한국 제도는 '경제력 집중 억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근본적인 목적이 다른 만큼 이중 규제가 아니다"며 "중복되는 공시 항목 역시 일반적인 회사 현황 수준이라 실질적인 부담이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외국계 기업 역차별 논란에 대해서는 "대주주가 사우디 국영기업인 에쓰오일이나 사모펀드가 지배하는 한국GM은 자연인을 지배자로 특정하기 어렵지만, 쿠팡은 명확한 자연인 지배자가 존재해 본질적으로 사례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또 통상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부가 이번 조치에 대해 한미 FTA 위반 등 별도의 우려나 반대 의견을 접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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