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업, 수십조 피해 넘어 시장 선도 지위 상실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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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투쟁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삼성전자 노조가 내달 예고한 파업으로 인한 타격이 수십조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적 피해를 넘어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의 공급망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학계의 경고가 제기됐다. 이로 인한 공급망 재편은 고객 이탈뿐만 아니라 시장의 선도적 지위까지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다.

26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열린 안민정책포럼 세미나에서 '삼성전자 노조 파업의 파급 효과'를 주제로 이러한 전망을 제시했다. 안민정책포럼은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민간 정책연구 포럼이다.

송 교수는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공장 가동에 따른 손실이 1분당 수십억원, 하루에 1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부문에서만 영업이익이 최대 10조원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무엇보다 파업의 직접 손실보다 고객 불안과 거래선 이탈, 공급망 재편 압력이 가장 심각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송 교수는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TSMC 등 대체 공급선 검토에 나설 수 있다"며 "공정 검증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한 번 이탈한 고객은 다시 돌아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AMD는 공급망 회복 탄력성을 ESG 평가 항목으로 반영하고 있으며 엔비디아는 분기·반기 단위 공급업체 평가 결과를 물량 배분에 직접 반영한다. 주요 고객사들이 이처럼 공급 안정성을 엄격히 따지기 때문에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곧바로 글로벌 선도 지위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송 교수는 파업 비용을 생산 중단과 매출 감소 등 '보이는 비용'보다 신뢰 약화, 투자 연기, 산업 생태계 충격 같은 '보이지 않는 비용'이 더 장기적이고 치명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뢰 자산의 소멸 △전환비용에 따른 영구적 시장 상실 △인공지능(AI) 반도체 패권 경쟁기의 기회비용 상실 △핵심 인재 이탈 △코리아 디스카운트 심화 등 다섯 가지를 '보이지 않는 비용'의 핵심으로 꼽았다.

송 교수는 "반도체 기술은 1~2년만 뒤처져도 경쟁력을 잃는다"며 "엔비디아, TSMC, 인텔이 사활을 건 AI 반도체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에 내부 갈등 수습에 역량을 소모하는 것 자체가 막대한 기회비용"이라고 짚었다. 최근 대만 언론은 삼성전자의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대만 반도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어 가격 협상력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파업이 1764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사로 구성된 산업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평택캠퍼스의 경우 생산라인 1개당 협력사 포함 약 3만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동 중단 시 대규모 고용 기반과 지역 상권에 직접적 타격이 우려된다.

송 교수는 성과급 산정 기준의 불투명성과 정보 비대칭이 이번 갈등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노사가 파업이 모두의 손해임을 알면서도 서로의 정보를 숨기거나 과장하는 과정에서 비효율적 균형에 도달한다는 '힉스 패러독스'로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해결책으로는 △성과보상 기준의 공개 △ROIC(투하자본이익률), TSR(총주주수익률), EVA(경제적 부가가치) 등 객관적 경영지표에 기반한 보상체계 정비 △이익 구간별 차등배분 △캡(상한), 플로어(하한), 클로백(환수) 메커니즘 도입 △외부 검증 및 중재 장치 도입 △파업 이전 조정 절차(쿨링오프) 제도화 등 6대 과제를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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