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막히자⋯파나마운하 통행료 사상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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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미국산 원유 확보 급증 영향

▲파나마운하로 진입하는 화물선. 출처 게티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

미국과 이란 간에 2월 28일 전쟁이 발발하며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자 파나마운하의 통행료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아시아 국가들이 중동산 원유 수송길이 막히자 이를 대체하기 위해 파나마운하를 통해 미국산 원유와 가스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인용한 에너지 컨설팅 기업 아거스미디어의 데이터에 따르면 파나마운하 통행권 경매에는 중동 전쟁 이전보다 5배 많은 입찰이 몰리고 있다.

아거스의 로스 그리피스 미주 화물 운임 책임자는 FT에 “파나마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의 약 70%가 기존 파나맥스 갑문을 이용하는데,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폐쇄 이후 경매 가격이 거의 10배 뛰었다”고 말했다. 파나맥스 갑문 통행권 평균 가격은 현재 83만7500달러(약 12억원) 에 달한다.

그는 “이는 아시아 구매자들이 미국 걸프 연안에서 원유·연료·석탄 등 벌크 화물을 확보하려 경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매우 큰 상승”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중동 전쟁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에너지 공급 충격을 야기하고 있다. 걸프 지역의 생산량이 급감하고 아시아 정유사로 향하는 공급망이 차단됐으며,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는 글로벌 해운 및 에너지 시장을 마비시켜 화물 우회 경로 선택과 운임 상승을 초래했다.

이에 미국 걸프 연안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가장 짧은 항로인 파나마운하를 통한 원유·연료 수송이 급증하고 있다. 그 결과 파나마운하를 통과하는 원유 운반선의 평균 대기 시간은 4.25일로 늘었다. 이는 6주 내 최고 수준이라고 데이터업체 클레르는 집계했다.

이로 인해 일부 기업들은 긴 대기열을 피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아거스에 따르면 이달 파나마운하 대형 갑문을 통과하기 위한 개별 통행권 경매가는 400만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파나마운하청은 최근 경매 가격 상승이 수수료 인상이 아니라 시장 변화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운하청은 FT에 “글로벌 무역 변동성과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도 파나마운하는 현재 매우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풍부한 미국산 에너지 공급 물량이 운하 통행량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휴스턴라이스대 에너지연구센터의 케네스 메들록 상임 이사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로 인해 해상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라며 “미국 내 석유 및 정제 제품 공급은 원활하지만 결국 아시아 시장의 수요가 가격을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분석 플랫폼 스파크 코모디티스의 카심 아프간 애널리스트는 “전쟁 이전보다 미국산 에너지 확보 경쟁이 크게 치열해졌다”면서 “유럽과 아시아가 원유 및 정제유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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