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평에 6명이 산다?⋯'오티에르 반포' 청약 당첨 최고 79점

기사 듣기
00:00 / 00:00

▲오티에르 반포 전경. (사진제공=포스코이앤씨)

서울 서초구 잠원동 '오티에르 반포'(신반포21차 재건축) 청약에서는 가장 작은 주택형이 가장 높은 당첨선을 형성했다. 방 2개, 욕실 1개 구조의 13평가량의 소형 평형에 5~6인 가구 최고점 통장이 몰리면서, 현행 청약 가점제가 실제 주거 여건보다 부양가족 수와 기대 차익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라는 점이 다시 드러났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오티에르 반포 전용면적 44㎡형은 5가구 모집에 3114건이 접수돼 622.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당첨자의 가점은 최고 79점, 최저 74점이었다. 79점은 6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사실상 최고점이고, 74점은 5인 가구 최고점에 해당한다.

같은 단지의 다른 주택형과 비교하면 이 결과의 역설은 더 선명해진다. 전용 59.5839㎡A, 97.6619㎡, 113.4788㎡B의 최저 당첨 가점은 모두 69점이었다. 중형과 대형은 4인 가구 최고점이면 당첨권에 들어갔지만, 가장 작은 44㎡형은 5~6인 가구 수준의 가점이 있어야 당첨이 가능했다. 넓은 주택형보다 소형 주택형의 당첨 문턱이 더 높았다는 뜻이다.

이는 가점제의 배점 구조와 맞물린 결과다. 청약 최대 가점은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 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 17점, 본인 제외 부양가족 6명 이상 35점을 합산해 84점 만점이다. 무주택 기간과 통장 가입 기간에서 만점을 받아도 1인 가구 최고점은 54점에 그친다. 반면 4인 가구는 69점, 5인 가구는 74점, 6인 가구는 79점까지 올라간다. 부양가족 수가 많을수록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조가 제도 안에 내장돼 있는 셈이다.

문제는 가구 구조의 현실과 제도 설계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발표한 '2025 통계로 보는 1인 가구'를 보면 2024년 기준 1인 가구는 804만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했다. 서울의 1인 가구 비중은 39.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가구 규모는 빠르게 축소되고 있는데, 청약 당첨 가능성은 여전히 대가족일수록 높아지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오티에르 반포 44㎡ 평면도. (출처=KB부동산 캡처)

그럼에도 고가점 통장이 소형 주택형에 몰린 배경은 분명하다. 오티에르 반포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후분양 단지로, 입주자는 최초 입주 가능일부터 3년 이내 입주한 뒤 2년의 거주의무를 채워야 한다. 거주의무를 감안하면 전용 44㎡형에 대가족이 실제로 거주하는 것은 결코 넉넉한 선택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수요가 몰린 것은 이 단지가 실거주 상품이면서 동시에 큰 자본이득을 기대할 수 있는 분양 물량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시장은 오티에르 반포의 시세 차익이 인근 단지와 비교할 때 20억~3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전용 44㎡형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당첨 자체가 거액의 자산 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청약 수요를 끌어올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청약 결과가 현행 청약 가점제와 분양가상한제가 맞물리며 나타난 구조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부양가족 수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현행 가점제가 1~2인 가구 중심으로 바뀐 가구 구조와 어긋난 데다, 위장전입 등 편법까지 유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분양가상한제로 인한 분양가와 시세의 큰 격차가 '로또 청약'이라는 인식을 키우면서 고가점자 쏠림과 시장 왜곡을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부양가족 기준과 실거주 검증 등을 현실화하고,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과도한 차익 구조 등도 함께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