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외형과 수익성 모두 두자릿수 성장을 달성하며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수요 확대를 한발 먼저 내다본 기민한 대응이 호실적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최근 노사 갈등이 불거지면서 자칫 제동이 걸릴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분기 매출 1조2571억원, 영업이익 580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26%, 35% 실적을 확대했다. 1~4공장의 완전가동(풀가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5공장의 가동률 확대(램프업·Ramp-Up)도 순항한 데 따른 성과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능력은 세계 최대 수준이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1~5공장의 생산 능력은 78만4000리터로, 여기에 6만리터 규모의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Rockville) 생산시설을 더하면서 총 84만5000리터를 확보했다. 회사는 2032년까지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에 6~8공장을 추가 건설해 생산 능력을 132만5000리터로 확대하면서 ‘초격차’를 이어갈 계획이다.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마스터세포은행(MCB) 생산 및 벡터 제작(Vector Construction) 서비스를 내재화하면서 벡터 구축부터 임상시험계획(IND) 제출까지 9개월 내 완료할 수 있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서비스 체계를 구축했다. MCB 생산과 벡터 제작 서비스는 항체의약품 생산의 필수 공정이다. 이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사의 신약 후보물질 및 관련 데이터의 제3자 이관을 최소화함으로써 불필요한 외부 노출을 차단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데이터 관리의 일관성을 확보하는 등 고객 만족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분야에서는 미국 일라이릴리와 협력해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LGL)’ 국내 거점을 인천 송도에 설립하기로 했다. 글로벌 제약사의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 국내 기업과 협력해 한국에 진출하는 첫 사례로, 글로벌 산·학·연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혁신 바이오의약품 생태계를 조성할 핵심 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평가 기관인 에코바디스(EcoVadis)로부터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Platinum)’ 등급을 획득하고 제품 탄소발자국 산출 시스템에 대한 제3자 검증도 완료했다. 이와 함께 협력사의 첫 ESG 계약 체결 및 ‘ESG 인게이지먼트 리포트(ESG Engagement Report)’ 발간 등을 통해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업계의 화두인 지속가능성을 확보, 장기적인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다만 이런 노력에 기반한 탄탄한 실적 흐름이 꾸준할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은 역대급 실적에 따른 보상 확대를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했다. 임금·성과급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 다음 달 1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하겠단 것이다.
‘중단 없는 생산’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CDMO 산업 특성을 고려하면 이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그동안 쌓은 글로벌 공급망 신뢰도가 한순간에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수주 실적이 급감한 상황에서 내부 갈등으로 인한 공급 불확실성까지 겹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넘어 K바이오 전체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지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