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3대 중 1대 ‘중국산’…생산기반 유지 정책 시급

기사 듣기
00:00 / 00:00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 지난해 33.9% 급증
EU·일본 등 주요국 자국 생산기반 정책 확대

▲정대진 KAIA(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KAMA)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차량 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완성차 생산 기반과 부품 생태계가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단순 보급 확대를 넘어 국내 생산을 유지할 수 있는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국 생산 시 세액공제를 해주는 이른바 ‘한국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도입돼야 한다는 제언이 주를 이뤘다.

정대진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 회장은 22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 그랜저볼룸에서 ‘미래차 경쟁 시대, 한국 자동차산업의 생존 전략’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자동차 산업은 기업 간 경쟁이 아니라 국가 간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했다”며 “전기차 수요 확대에도 국내 시장에서 중국산 저가 전기차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완성차 생산기반 약화는 부품 생태계 위축과 제조업 공동화로 이어질 수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의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2022년 4.7%에서 지난해 33.9%까지 급증했다. 반면 국산 전기차는 75%에서 57.2%로 하락했다. 이에 완성차 업계에서는 실질적인 국내 생산과 가동률 제고로 이어질 수 있는 국내생산촉진세제 등 전기차 산업에 대한 정책적 대응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중국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 상승은 국내 산업에 구조적 위협을 끼치고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미 중국산 테슬라가 한국 전기 승용차시장 20% 이상을 공략하고 있고 BYD에 이어 다양한 중국 브랜드가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라며 “국내시장에서 전기차는 수입 비중이 매우 높은 수준인데 향후 중국산 점유율이 더 커질 위험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개발 지원과 함께 세제⸱인프라⸱산업 생태계 조성 등을 통해 국내 생산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 정책의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완성차 기업을 넘어 부품업계도 위기에 직면했다. 이택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완성차와 부품업체가 긴밀하게 연결된 산업 구조를 고려할 때 생산 기반 약화는 부품산업 생태계 전반의 위축은 물론 고용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중소 부품업계의 생산 기반 유지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IRA 도입으로 국내 생산과 산업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주요국들은 자국 전기차 산업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자국 생산을 우대하는 산업가속화법(IAA), 일본은 전략 분야 국내생산촉진세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송동진 법무법인 더위즈 대표변호사는 “우리나라만 관련 제도를 도입하지 않을 경우 국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할 우려가 있다”며 “기업들의 국내생산을 독려할 수 있는 세액공제 등 정책지원이 절박하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해외 생산 강화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원재 전국금속노동조합 정책국장은 “정부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국내 생산 유지와 고용 보장을 전제로 한 산업정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며 “산업정책을 구체화하고 실행·점검하기 위해서는 노동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