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15년 시대 마침표…플랫폼 제국 키웠으나 혁신은 정체 [애플 리더십 대전환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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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50주년 기점 리더십 변화
15년간 매출 4배·시총 11배
애플 역대 최장수 CEO 기록
플랫폼 생태계·공급망 효율 극대화

▲(사진=AI 생성)
팀 쿡이 애플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9월에 물러난다고 전격 발표했다. 15년간 이어진 쿡의 시대는 ‘플랫폼 제국’을 구축하며 양적 성장과 수익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혁신 DNA는 약화했고 무엇보다 인공지능(AI) 경쟁력에서 뒤처지게 된 것은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창립 50주년 행사 직후 성명을 통해 쿡이 9월 1일 자로 CEO 자리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고 밝혔다. CEO 후임으로는 내부 인사인 존 터너스 수석부사장을 지명했다. 이로써 쿡은 애플 역사상 최장 재임을 하는 CEO가 됐다.

쿡은 1998년 PC 호황으로 성장하던 컴팩에서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에 의해 영입됐다. 파산 위기에 몰렸던 애플을 회생시키는 과정에 참여했으며 2011년 8월에는 잡스로부터 CEO 자리를 이어받았다.

이후 아이폰을 중심으로 한 단말기 브랜드 전략에서 역량을 발휘했다. 또한 아이폰과 맥PC의 성공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서비스, 스마트워치, 이어버드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동시에 애플뮤직과 애플TV 등을 출시하는 등 앱 유통을 포함해 거대한 애플 생태계를 구축해 수익을 확대해 왔다. ‘재고 관리의 귀재’로 유명한 그는 공급망 재편과 효율화도 추진했다.

이에 애플은 덩치와 기업가치 모두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쿡이 CEO에 취임했던 2011년 당시 매출은 약 1082억달러였으나 지난해는 4162억달러로 약 네 배 증가했다. 시가총액은 취임 당시보다 11배 확대돼 4조달러에 이르렀다.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애플 기기는 약 25억 대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2024년에는 앱스토어를 통해 제공된 상품과 서비스의 총 거래액이 1조3000억 달러에 달했다. 말 그대로 ‘쿡의 매직’이었다.

한계도 있다. 애플을 거대한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시키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했지만 재임 기간 혁신적인 제품이 부족했고 잡스 시절의 독창적 문화가 약해졌다는 지적이다.

가령 2024년 출시된 고글형 기기 ‘비전 프로’는 높은 가격과 부족한 성능으로 대중화에 실패했다. 자율주행차인 ‘애플카’는 결국 개발 중단에 이르렀다. 비전프로와 애플카 이 두 프로젝트에는 약 10년이 투입됐다.

무엇보다 AI 시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며 엔비디아에 시총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애플이 AI를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데 반해 오픈AI 등 신흥 경쟁사들은 수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쿡은 CEO 퇴임 후에 이사회 의장으로 전환해 ‘글로벌 외교관’ 역할을 맡는다. 애플은 쿡이 의장으로서 전 세계 정책 입안자들과의 관계를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쿡은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를 관리하고, 중국과의 유대를 위해 자주 방중하는 등 대외 업무를 주도해 왔다.

투자자들은 이번 수장 교체 소식을 비교적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애플 주가는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한때 약 2% 하락했으나 이후 0.6% 안팎으로 낙폭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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