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말차' 우베 열풍에 생산국 필리핀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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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 생성)

보라색 디저트 열풍의 중심에 선 '우베(ube)'가 글로벌 식음료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는 가운데, 수요 급증에 따른 공급 불균형과 '가짜 우베' 확산 등 품질 논란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필리핀 자색 마인 우베는 미국 뉴욕의 카페부터 호주 시드니의 베이커리, 영국 런던의 뷰티 매장까지 확산되며 디저트·음료·화장품 등 다양한 영역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선명한 보라색 색감과 부담 없는 단맛이 결합되며 '제2의 말차'로 불릴 정도로 대중성을 확보한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시장으로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스타벅스 코리아, 노티드 등 주요 프랜차이즈들이 잇달아 우베 음료와 디저트를 출시하며 소비자 반응을 시험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비주얼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우베의 색감이 콘텐츠화에 유리하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수요 증가 속도 역시 가파르다. 필리핀의 우베 수출량은 약 170만kg, 320만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20% 이상 늘었다. 글로벌 디저트 시장에서 새로운 원재료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산업 전반으로 파급력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하지만 열풍의 이면에서는 공급 불균형이 점차 심화하고 있다. 우베는 쌀이나 옥수수처럼 대규모 재배가 가능한 작물이 아니라 필리핀 중부 비사야 지역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농가에서 생산된다. 생육 기간도 10~11개월로 길어 단기간 내 생산량 확대가 쉽지 않다. 여기에 기후 변화로 태풍 발생 빈도가 높아지면서 생산 안정성까지 흔들리고 있다. 실제 필리핀의 우베 생산량은 2021년 1500만kg 이상에서 최근 약 1400만kg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일부 농가가 가격 상승을 기대하며 수확물을 최대한 시장에 내다 파는 과정에서 다음 재배에 필요한 종자까지 줄어드는 악순환도 발생하고 있다. 단기 수익을 우선시한 선택이 중장기 공급 기반을 약화시키는 구조다.

품질 논란도 함께 커지고 있다. 우베는 코코넛이나 설탕 등 다른 재료와 혼합될 경우 고유의 풍미가 쉽게 희석되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시장에서는 실제 우베 대신 색소나 추출물, 자색 고구마 등을 활용해 우베 제품을 만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겉보기에는 보라색을 띠지만 정작 우베 특유의 맛과 향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제품이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우베 열풍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식재료 트렌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과 원재료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와 같은 공급 부족과 품질 혼재가 이어질 경우 소비자 신뢰가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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