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투자 포스코·조선소 짓는 HD현대...‘포스트 차이나’ 선점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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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차이나’ 부상한 인도에 한국 기업 총집결
포스코·HD현대·효성, 생산·기술 협력 동시 확대

▲2024년 10월 포스코그룹과 JSW그룹이 MOU를 체결하는 모습.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오른쪽), 사잔 진달 JSW그룹 회장(왼쪽) (포스코그룹)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 순방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의 ‘포스트 차이나’ 전략이 한층 또렷해지고 있다. 이번 순방은 단순한 세일즈 외교를 넘어 철강·조선·에너지·디지털 분야의 투자 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20일 대통령실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인도 1위 철강사 JSW그룹과 손잡고 약 72조 9000억 달러(10조원)에 달하는 일관제철소 합작법인(JV) 투자를 단행한다. 이번 순방 경제사절단 중 최대 규모로, 인도 철강 시장 평정을 위한 장인화 회장의 승부수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인도 오디샤주에 연산 600만t(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짓는 사업이다. 포스코는 2000년대 중반부터 인도 일관제철소 진출을 추진했지만 주민 반대와 인허가 문제로 번번이 좌절된 바 있다. 인도 숙원 사업이 마침내 현지 최대 철강사와의 합작 형태로 다시 궤도에 올랐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 MOU를 기반으로 포스코그룹은 인도에서 일관제철소를 축으로 한 완결형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낸다. 조강 생산부터 냉연·도금, 가공까지 현지에서 일괄 수행하는 체제를 구축한다. 포스코그룹은 이미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서 연산 180만t 규모의 냉연·도금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델리·첸나이 등지에서 5개 가공공장도 운영 중이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도는 중국을 잇는 차세대 제조 유망국으로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철강 수요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며 “포스코가 이를 수출이 아니라 현지 생산으로 대응하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가 과거 단독 진출로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이번처럼 현지 업체와 합작하는 방식은 착공 가능성과 시장 침투력을 높이는 전형적인 현지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향후 혁신 제철 공정까지 접목될 경우 국내 설비 전환은 물론 해외 시장 확대 측면에서도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HD현대는 조선 분야에서 보폭을 넓힌다. 단순 기술 지원을 넘어 현지 생산거점과 장비 공급망까지 엮는 방식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인도 공과대 마드라스와 스마트 조선소를 위한 AI 기반 제조 기술 개발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또 인도 타밀나두 주정부가 추진하는 조선산업 프로젝트(NSHIP-TN)에 사가르말라 금융공사와 함께 신규 조선소 구축에 나선다.

HD현대는 이미 지난해 인도 최대 국영조선소 코친조선소와의 협력을 상선에서 함정 분야로까지 넓히며 인도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2025년 7월 설계·구매 지원, 생산성 향상, 인력 양성 등을 포함한 포괄적 협력 MOU를 맺은 데 이어, 11월에는 인도 해군 상륙함 사업 추진을 위한 전략적 협력 MOU도 추가 체결했다. 인도 정부가 '마리타임 암릿 칼 비전 2047(Maritime Amrit Kaal Vision 2047)을 내걸고 조선업 육성에 속도를 내는 점도 HD현대에 기회다. 마리타임 암릿 칼 비전 2047은 인도 정부가 2047년까지 자국을 글로벌 해양 강국으로 키우기 위해 내놓은 중장기 해양·조선 로드맵이다. 11개 분야, 300개 이상 과제를 묶은 장기 청사진으로 인도 정부는 조선 클러스터 개발에만 약 3조 루피(48조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효성도 인도 시장 공략을 한층 구체화했다. 효성중공업은 아다니 인프라와 인도 전력망 현대화를 위한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 협력 MOU를 맺었다. 효성굿스프링스는 제이슨 그룹과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산업용 펌프 공장 구축 협조에 나선다. 이 사업 투자 규모는 2000만 달러 수준이고, 200여 명 채용 효과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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