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시장 논리·헌법 훼손 우려
입법예고 사이트 등 부정적 반응도

범여권에서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를 전면 폐지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장기 보유자에 대한 세제 혜택이 사라질 경우 세 부담이 수배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다. 관련 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쏟아지는 등 여론도 들끓는 모습이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1주택자의 장특공 폐지를 골자로 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최근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은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양도가액이 12억원 이하인 주택은 양도세를 내지 않도록 하고 있다. 12억원 초과 주택이라도 10년간 거주한 뒤 팔면 양도 차익의 최대 80%를 공제해주는 제도도 운영 중이다. 반면 이번 개정안은 이 같은 장특공 혜택을 전면 없애고, 3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하는 모든 개인이 평생 받을 수 있는 세금 감면 한도를 2억 원으로 축소하는 내용이다.
양도차익과 보유기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장특공이 폐지될 경우 세 부담이 3~5배 이상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고가 주택일수록 부담이 커진다. 압구정 현대 3차(전용 82.5㎡)를 2010년 12억 5000만원에 매입해 15년간 거주한 A씨가 2025년 55억원에 이 집을 판다면, 현행법에선 약 2억6000만원의 양도세를 내면 되지만 개정 후에는 15억7000만원으로 치솟는다. 지금보다 약 6배에 달하는 세금을 내야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여론도 반응하고 있다. 국회 입법예고 사이트 해당 법안 게시물에는 이날 기준 1만6000건이 넘는 의견이 접수됐으며, 상당수가 반대 의견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와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법안이 시장의 논리와 헌법 가치를 동시에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장특공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명목 가치 상승분을 인정해주는 합리적인 장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상 기본권을 제한하더라도 그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할 수 없다는 ‘과잉 금지의 원칙’이 있다”며 “물가 상승분조차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과도한 재산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장기거주에 대해 양도세를 깎아주는 제도는 따로 존재한다”며 “1년간 노동의 대가인 근로소득이 10억원을 넘으면 거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는데 부동산 투기 불로소득은 수십억, 수백억원이라도 오래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대폭 깎아준다는 건 정의와 상식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법안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제 통과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론도 나온다.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민주당 관계자는 “당 차원에서 논의된 바 없으며 상당히 급진적인 법안이라 실제 국회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재경위 야당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1주택자는 집값 상승에 기여한 적 없는데도 막중한 세금을 내게 하면 끝까지 안 팔거나 상속·증여해 ‘매물 잠김’을 심화할 우려가 있다”며 “만약 법안 통과를 추진할 경우 재경위 조세소위원장으로서 논의 자체부터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