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업, 하반기가 고비…전문가들 “비축·다변화·국내생산기반 함께 손봐야” [외풍 취약한 밥상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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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지원은 필요하지만 한계…“가격상승 누적·가수요 관리가 더 중요”
유통 모니터링부터 공공 비축, 국내 사료 생산기반 확충까지 주문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3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동전쟁 대응 점검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정부가 비료와 사료, 농업용 필름 등 주요 농자재 수급 점검과 가격 보조에 나서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중동 전쟁을 계기로 다시 드러난 한국 농축산업의 구조적 취약성에 주목하고 있다. 당장은 재고와 기존 계약 물량으로 시간을 벌고 있으나 본격적인 파장은 하반기부터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중동 사태가 우리나라 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크게 가중시킬 것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정부가 방어용 지원에 그치지 않고 수입선 다변화, 공공 비축, 유통 모니터링, 국내 생산기반 확충까지 포함한 중장기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후 농촌경제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15일 “7월까지는 무리 없겠으나 그 이후에 수급이 가능한지가 관건”이라며 “가격은 무조건 오를 수밖에 없고 비료도 5월 이후 가격 협상에 들어가면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농사용 멀칭(토양덮개)비닐도 이미 지역 간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도 추가경정예산이 시장에 부담 완화 신호를 주고 단기 대책이 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한계는 뚜렷하다고 짚었다. 특히 농자재 유통은 공공 도매시장처럼 투명하게 관리되는 구조가 아니어서 중간 유통 단계에서 사재기와 가수요가 가세하면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생산 단계뿐 아니라 공급망 전반을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정교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병률 한국농산미래연구원장은 불안할수록 시장 관리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고 봤다. 그는 “정부가 단기 지원과 함께 가수요와 시장 교란을 억제하는 대응에 나서야 하며 비료와 사료 같은 핵심 농자재에 대해서는 공익적 차원의 비축 시스템과 수입선 다변화 등 국가 단위 대응 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축산업 부문의 구조적 취약성이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유용 서울대 식품동물생명공학부 교수는 “사료를 95% 외국에서 수입하는데 어떻게 내성을 가지냐”고 반문하며 “운송비와 환율이 이미 사료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단기 자금 지원만으로는 생산비 자체를 낮추기 어려운 만큼 결국 유휴 초지와 국공유지 등을 활용해 국내 조사료·사료 생산 기반을 넓히는 장기 해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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