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미지 게시 후 12시간 만에 삭제
보수 기독교계 반발에 정치적 부담 느낀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예수처럼 묘사한 합성 이미지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다가 전방위적인 거센 비판에 직면하며 삭제 조치했다.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예수처럼 묘사한 합성 이미지 사진을 SNS 트루스소셜 계정에 올렸다가 12시간 뒤 삭제했다.
인공지능(AI) 서비스로 생성한 것으로 보이는 해당 사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흰옷에 붉은 망토를 걸친 채 병든 사람의 이마에 손을 올리고 있다. 또한, 그의 머리와 손 뒤로 환한 광채가 나도록 표현됐고 주변에는 자유의 여신상, 흰머리 독수리 등 미국의 상징들이 여럿 배치됐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진만 게시한 채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아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다면서도 해당 사진을 본 사람들은 그가 자신을 스스로 예수에 빗댄 것이라며 크게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을 좋지 않게 평가하는 사람들은 물론 그의 지지층에서도 이 사진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백악관 인사들과 친밀한 것으로 알려진 보수 기독교 팟캐스터 이사벨 브라운은 “솔직히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역겨운 게시물”이라 말했으며,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로 알려진 또 다른 기독교 팟캐스터 마이클 놀스도 “어서 게시글을 내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보수 개신교 작가로 활동 중인 메건 배샴은 “단순히 재밌자고 한 건지 약물에 취해 벌인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터무니없는 신성모독 게시물을 즉각 삭제하고 국민과 하나님께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결국,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직접 그 게시물을 올린 게 맞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예수가 아닌 의사를 역할을 하는 자신을 묘사한 사진이었다”고 해명했다.
게시물을 삭제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강성 지지층인 보수 개신교계가 반발한 것을 두고 정치적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논란이 되는 게시글도 대체로 남겨두는 편이라며 이번처럼 게시물을 삭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라고 짚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자신이 구성한 종교자유위원회 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회의 구성원들의 반발을 우려해 삭제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당 회의엔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여러 고위 기독교 지도자들이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