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에도 안전자산 금 ‘흔들’⋯골드뱅킹 자금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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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골드뱅킹 잔액, 1분기 감소 후 4월 들어 소폭 반등
단기 차익실현·외부 변수 영향⋯중동전쟁 후 금값 10%↓
달러예금도 유사한 흐름⋯“불확실성 완화 시 반등 가능”

▲인천 중구 한국금거래소 영종도점에 전시된 골드바. (연합뉴스)

불패의 안전자산으로 꼽혔던 금과 달러의 위상이 요동치는 변동성 장세 속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격을 밀어 올릴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가격 널뛰기가 심화되면서 차익 실현을 노린 자금 이탈과 저점 매수세가 가파르게 교차하는 모습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3개 주요 시중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9일 기준 총 2조189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말 2조4434억원에 달했던 잔액은 2월 말 2조3522억원, 3월 말 2조1480억원으로 1분기 내내 내리막을 걷다 이달 들어 소폭 반등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금 가격 조정에 따른 단기 자금 이동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값이 급등락을 반복하자 상승 구간에서 진입했던 투자자들은 서둘러 수익을 확정 짓고, 하락 구간에서는 반등을 노린 대기 자금이 유입되며 잔액이 혼전 양상을 띄고 있는 것이다.

대외 변수의 불확실성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전쟁 등 외부 위기 상황에서는 금값이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가격이 하락하는 이례적 상황이 연출됐다”며 “수요 자체가 꺾였다기보다는 예측 불가능한 외부 변수에 따라 투자자들이 극도로 관망세를 유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순금(99.99%) 1g당 가격은 지난 2월 말 23만9300원에서 지난달 말까지 약 10% 급락했다. 이후 이달 9일 기준 22만5310원으로 일부 회복했으나, 미 대선 등 정치적 발언에 따라 변동 폭을 키우고 있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달러예금 역시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2월 말 658억달러에서 3월 말 598억달러로 급감했다가 9일 기준 632억달러 수준으로 회복했다. 환율 상승기에 개인들이 달러를 팔아 차익을 챙기고, 기업들이 결제 자금을 인출하면서 한때 잔액이 바닥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금과 달러에서 동시에 자금이 빠져나갔던 현상을 두고 ‘전통적 안전자산 선호 현상의 균열’이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이를 구조적 변화로 보기엔 이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금과 달러 시장은 펀더멘털보다는 단기 변동성과 외부 뉴스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시점에 자금 흐름의 명확한 방향성이 잡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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