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공시송달 요건 엄격 해석…효력 발생 전 공개도 위법”

병무청이 공시송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병역의무 기피자 인적사항 공개한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최근 이모 씨가 병무청장을 상대로 낸 인적사항공개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씨는 2000년생으로 2019년 9월 판정검사에서 신체등급 2급의 현역병 입영대상자로 판정됐다. 이후 대체역법 시행에 따라 2020년 9월 대체역 편입을 신청, 2021년 2월 대체역으로 편입됐다.
경인지방병무청장은 2022년 9월 이 씨에게 대체복무교육센터 입소를 통지했으나, 이 씨는 “현행 대체복무는 징벌적”이라며 입장 표명서를 제출하고 소집을 거부했다. 이후 재차 통지에도 불구하고 전자송달로 이를 확인했음에도 입소하지 않았다.
이에 병무청은 2024년 2월 병역의무기피공개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 씨를 인적사항 잠정 공개 대상자로 선정했다. 같은 달 사전통지서를 주민등록상 주소지로 발송했으나 두 차례 모두 반송됐고, 이후 공시송달 절차를 진행했다. 같은 해 11월 재심의를 거쳐 공개 대상자로 확정한 뒤, 12월 인적사항과 기피사실 등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 씨는 사전통지서를 받지 못해 소명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고, 공시송달 효력이 발생하기 전 공개처분이 이뤄졌다며 절차 위법을 주장했다. 또 대체복무 제도의 과도성을 이유로 병역 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재판부는 절차상 하자를 인정해 공개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병무청이 사전통지서를 발송한 뒤 반송되자 추가 확인 없이 곧바로 공시송달로 나아간 점을 문제 삼았다. 특히 원고가 종전 주소지 인근 다른 주소지에 거주하고 있었고, 병무청이 이 씨의 휴대전화번호와 이메일 등을 확보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통해 소재를 확인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또 주소 재확인이나 재통지 절차를 거쳤다고 볼 자료도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전통지와 의견청취 절차는 상대방의 방어권 보장을 위한 것인 만큼, 인적사항 공개와 같은 침익적 처분에서는 공시송달 요건을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처분서 송달 역시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등기우편 송달이나 공시송달이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점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재판부는 나아가 공시송달이 적법하다고 가정하더라도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인적사항을 먼저 공개한 점 역시 위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은 절차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며 “취소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