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도 모르고 쓴다” 업계 호소…가격 구조 개선 필요성 제기

김민석 국무총리는 9일 충남 공주 아스콘 생산업체를 방문해 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아스팔트(AP) 수급 상황과 가격 급등 문제를 집중 점검했다. 이번 방문은 중동 사태 장기화로 원유 수급 불안이 확대되면서 건설 기초 자재인 아스콘 생산 차질이 현실화된 데 따른 현장 대응 차원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아스팔트 공급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일부 업체는 한 달 가까이 원자재를 받지 못하고 있고 가동률도 50%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아스팔트는 아스콘 제조 원가의 약 50%를 차지하는 핵심 원자재로 공급 차질이 곧바로 생산 중단과 도로 공사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격 부담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아스팔트 단가는 2월 ㎏당 700원 수준에서 3월 800원으로 오른 데 이어 4월에는 1200~1300원 수준까지 급등했다. 불과 두 달 사이 최대 60% 가까이 오른 셈이다. 업계는 이 같은 급등이 중소업체 경영 악화로 직결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업계는 “원자재 가격을 사전에 알지 못한 채 사용하고 한 달 뒤 정산하는 구조가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가격 산정 방식 개선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자재 가격을 모른 채 생산해야 하는 비정상적 거래 관행이 위기 상황에서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총리는 “공급 문제와 가격 문제로 인한 업계 어려움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최대한 대응하겠다”며 “불가항력적인 상황인 만큼 공기 조정과 가격 반영 등 가능한 조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아스콘은 도로와 직결된 국가 기반 산업인 만큼 정부가 더 신경 써야 할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조달청은 납품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면제와 납기 연장 조치를 시행 중이며 현장 수요를 조정해 가격 급등을 완화하는 방안도 병행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시급하지 않은 공사의 경우 공기를 조정해 수요를 분산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정유사의 아스팔트 가격 산정 근거 공개와 급격한 가격 인상 억제, 중장기적으로는 비상 상황에 대비한 아스팔트 비축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 총리는 정부 역시 비축 필요성에 대해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또 현재 아스팔트 생산량의 약 60%가 해외로 수출되고 있는 만큼 일부 물량을 내수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했다. 다만 장기 계약 등 현실적인 제약이 있어 즉각적인 전환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