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휘발유가 2000원 돌파 초읽기…"3차 최고가격제, 국민 부담 등 균형 고려"
수액·라면 포장재 민생 품목 수급 밀착 관리… 페인트 원료는 '화평법' 특례

중동 사태 장기화로 국제 유가와 공급망 변동성이 극심한 가운데 정부가 올해 4~5월에 걸쳐 총 1억1000만 배럴 규모의 대체 원유를 확보하고 비축유 3000만 배럴 이상을 정유사에 긴급 지원하는 등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밥상 물가와 직결되는 라면 포장재부터 의료용 수액 포장재, 페인트 원료 등에 이르기까지 산업·민생 밀접 품목의 수급 관리에도 고삐를 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7일 '중동전쟁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석유·가스 가격 동향 및 분야별 공급망 대응 상황을 발표했다.
정부는 원유 수급 불안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대체 원유 도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계약 기준으로 올해 4월 5000만 배럴, 5월 6000만 배럴가량의 대체 원유를 확보한 상태다. 이는 예년 대비 4월은 60%, 5월은 70% 수준에 해당한다.
수입국 역시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브라질, 호주, 콩고, 가봉, 캐나다 등 총 17개국으로 다변화해 전 세계를 무대로 물량을 끌어모으고 있다.
원유 수급의 '안전판'인 비축유 스왑(교환) 제도 가동도 속도를 낸다. 현재 국내 정유 4사의 스왑 신청 물량은 3000만 배럴 이상으로, 지난번 발표 이후 약 1000만 배럴이 추가로 늘어났다.
이미 2건의 계약이 완료돼 비축유(약 280만 배럴)가 이송됐으며, 이번 주 내로 4건 이상을 추가로 계약해 총 800만 배럴의 스왑 물량이 현장에 긴급 투입될 예정이다.
양 실장은 "대체 도입 물량과 비축유 스왑을 적절히 혼합해 정유사들이 정제가동률을 90% 수준으로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 기초원료인 납사(나프타) 수급과 관련해서는 "4월 예상 수입 물량이 77만 톤가량으로 예년의 70% 수준이지만, 국내 생산분(약 110만 톤)을 합치면 평시 대비 80~90% 수준으로 원활히 공급되고 있다"며 "다가오는 5월 물량의 차질 없는 확보를 위해 4월 1일부터 소급 적용되는 추경을 통해 차액 지원 비율을 기존 50%에서 80%로 상향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적극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지난달 27일 2차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7일 오전 7시 기준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61.56원, 경유는 1952.11원을 기록했다. 일부 서울 주유소에서는 이미 2000원 선을 돌파한 상황이다.
조만간 다가올 3차 최고가격제 산정과 관련해 양 실장은 "부처 합동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국민 부담 완화, 수요 관리 신호, 취약계층(화물차 운전자·농어업인 등) 배려, 정부의 재정 부담 등을 균형 있게 고려해 원칙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물류 대란에 따른 공급망 불안 차단 조치도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보건·의료 분야의 경우 수액제 포장재, 주사기류, 의료용 장갑 등은 평시 재고 수준을 유지하며 원료 역시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특히 수액제 포장재는 올해 6월 말까지 공급 차질이 없도록 조치했으며, 지난달 말부터 시제품 테스트를 통한 대체 공급 방안도 병행 추진 중이다.
서민 생활과 직결된 포장재의 경우 산업부·식약처·중기부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수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이민우 산업부 산업정책관은 "업체별로 재고 수준이 상이하지만, 국민적 관심이 가장 높은 라면 봉지와 분유 포장재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관리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헬륨은 미국, 알루미늄 휠은 말레이시아·중국 등 대체 수입선을 확보해 수급 애로를 덜었다. 다만 원료 가격 상승 장기화로 공급 감소가 우려되는 페인트 업계에 대해서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상 수입규제 특례를 즉각 적용해 유해성 시험 자료를 시험계획서로 대체하도록 함으로써 수입 소요 기간을 대폭 단축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