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족 간 절도를 형 면제하도록 한 형법 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발생한 범행에는 개정 형법을 적용해 친고죄로 보고, 고소가 취소된 경우 공소를 기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최근 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원심의 유죄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2024년 12월 10일 부모의 주거지에서 금고를 들고 나와 현금과 상품권, 귀금속 등을 절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금고에는 약 450만원의 현금과 200만원 상당의 상품권, 금반지 등 귀금속이 들어 있었으며 피해 규모는 2400만원 상당으로 조사됐다.
A 씨는 같은 달 29일 아버지에게 “싹 다 죽일 것”이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돈을 주지 않으면 가족의 생명에 해를 가할 듯이 협박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절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A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당시 친족 간 절도 등에 대해 형을 면제하는 형법 규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져 개선 입법이 예고된 상황이었지만, 재판부는 A 씨가 구속 상태인 점 등을 고려해 입법을 기다리지 않고 판결을 선고했다. 존속협박 혐의는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를 근거로 공소기각됐다.
2심은 절도 혐의에 대한 양형이 무겁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8개월로 감형하면서도 유죄 판단은 유지했다.
사건 쟁점은 개정 형법 적용 여부였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6월 친족 간 절도 등에 대해 형을 면제하도록 한 형법 328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해당 규정의 적용을 중지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개정된 형법은 친족 간 절도를 형 면제 대상이 아닌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로 변경하면서, 이 규정을 2024년 6월 27일 이후 발생한 범죄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대법원은 A 씨의 범행이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발생한 만큼 개정 형법이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피해자들이 1심 판결 선고 전인 지난해 8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에 주목했다.
대법원은 “친족 간 절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며 “피해자들이 1심 판결 선고 전에 고소를 취소한 이상 원심은 1심 판결을 취소하고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