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금리·재정 동시 압박, 경상수지 적자 전환 ‘시간 문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7일 발간한 ‘글로벌 인구구조 변화의 거시경제적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다. 2025년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0.8명 수준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며, 세계 평균 2.3명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고령화 속도 역시 압도적이다. 한국은 2025년 초고령사회(65세 이상 20%)에 진입한 뒤 2050년에는 고령 인구 비중이 약 44%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같은 시점 세계 평균(약 16%)의 3배 수준으로, 주요국과 비교해도 가장 급격한 고령화다.
이 같은 인구구조 충격은 곧바로 경제 전반의 하방 압력으로 이어진다. 우선 금리 측면에서는 생산성 둔화와 고령화, 글로벌 안전자산 수급 변화가 맞물리며 장기 중립금리가 구조적으로 하락하고, 향후 추가 하락 압력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성장 측면에서도 영향이 뚜렷하다. 고령화로 무형자산 투자 효율이 떨어질 때 총요소생산성이 최대 10% 감소하고, 총생산도 최대 6%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공급 감소와 생산성 둔화가 동시에 진행되며 잠재성장률 하락이 구조화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과 수출 구조 역시 재편 압력을 받는다. 한국만 빠르게 고령화될 경우 노동집약 제조업 경쟁력은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글로벌 차원의 동시 고령화를 고려하면 기술·지식집약 산업에서 상대적 경쟁력이 부각될 여지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재정 부담은 가장 직접적인 리스크다. 고령화만으로도 연금·의료 등 의무지출이 빠르게 증가해 재정 여력이 축소되며, 단순 증세만으로는 재정 지속가능성 확보가 어렵다는 평가다.
대외 부문에서는 경상수지 구조 변화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국내 인구구조만 반영할 경우 한국 경상수지는 2041년 적자로 전환되지만, 글로벌 고령화까지 반영하면 2059년으로 18년 늦춰진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적자 확대 흐름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른 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동시에 겪는 국가로, 노동공급 축소와 성장 둔화, 재정 부담 증가 등 복합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며 "무형자산 투자 확대와 생산성 제고, 기술집약 산업 중심 구조 전환, 재정 구조개혁, 순대외자산 확대를 통한 소득수지 강화 등 종합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