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완섭 재미언론인

이란과의 전쟁, 관세 후유증, 반이민 정책, 인공지능(AI) 혁신 등 노동시장에 영향을 미칠 거대 변수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증가율 제로, 유가 상승과 인플레 우려 등으로 이민자추방 정책에 대한 전면재검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동국 발표에 따르면 3월 고용이 17만8000개가 늘었다.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숫자다. 실업률도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4.3%를 기록했다. 고유가 행진이 계속되면 성장이 둔화되고,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은 무색해졌다.
이대로만 간다면 물가와 고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목적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입장에선 일하기가 편해졌다. 이달 말 금리결정을 좌우할 고용지표는 ‘만족’점수가 나왔으니 물가만 큰 변동이 없으면 금리는 동결하면 그만인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그러나 “고용증가율이 0% 증가율 균형상태인 것은 맞지만 그다지 안정적인 상태는 아니고, 하향 위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파월이 불안감을 드러낸 이유는 무엇일까. 낮은 실업률과 일자리 증가에도 불구하고 안심할 수 없는 직접적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자 추방정책 때문이다. 추방된 이민자들의 빈 자리를 충원하지 못하면서 고용시장에 깊은 주름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농업과 생산직 근로자, 자영업 분야 인력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이민자들이 대거 추방되면서 고용률도 59%에 머물렀다. 신규채용은 고사하고 앞으로 3개월 동안 채용계획을 갖고 있는 사업주도 고작 12%에 불과하다.
미국 노동시장에 던져진 가장 시급한 과제는 노동 인력의 구조적 변화와 그에 따른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는 길이다. 인력구조의 가장 대표적 예는 고령화와 청년 취업률 감소다. 고령화는 건설, 간호 분야 인력조달을 어렵게 하고, 창의력과 창업 감소 등의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고용률 제로 균형상태’가 주는 심리적 불안감도 종국에는 노동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업들이 손실발생의 우려와 물가상승에 따른 가처분소득의 감소를 예상, 감원에 나설 가능성이 크고, 매출감소와 감원이라는 악순환이 되풀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전체 파이가 줄어드는 축소지향형 경제로 가는 파국을 막으려면 이민정책의 수정과 인공지능 혁신에 따른 실업을 최대한 줄여 나가는 것이라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이 팬데믹 기간인 2021~2022년 사이 농사철에만 입국해 일을 해온 남미계 이민자들을 대거 추방했다가 다시 비자를 발급하는데 실패, 매출이 떨어지는 쓰라린 경험을 한 바 있다. 한국 기업들도 이주노동자 프로그램을 중단했다가 기업들이 문을 닫고 그 결과 한국 근로자들의 임금이 감소한 적이 있다.
트럼프는 이민자들을 내쫓고, 그 일자리를 미국인에게 되돌려 주겠다고 장담하고 있지만 찰스 케니 국제개발센터 연구원은 “이민자들이 하던 일은 미국인에게 되돌려 줄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비판한다. 주로 힘든 3D업종이거나 단순 노무직이어서 미국인들이 꺼려 온 일자리이지 빼앗긴 일자리가 아니라는 것. 농장과 요양시설 등에서 필요한 인력조달을 위해 50여만 명의 이민자를 받아들인 이탈리아의 사례도 자주 언급된다.
“반이민 정책을 내세워 집권한 우익 정권조차도 이민노동자의 필요성을 거부할 수 없었다”는 란트 프리쳇 런던정경대 교수의 말을 트럼프 대통령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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