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억원도 가성비면 줄 선다"⋯분양시장 가른 키워드는 '실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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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로또' 단지에 현금 부자 몰려
지방은 가격·입지 따라 '희비'

▲주요 분양 단지 청약 성적 및 특징 비교 (자료=한국부동산원 청약홈, Gemini 이미지 생성.)

최근 분양 시장에서 '지역'은 더 이상 절대적인 흥행 보증수표가 아니다. 수십억 원대 강남 아파트라도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면 인파가 몰리는 반면 인기 주거지라도 가격 메리트가 없으면 외면받는다. 철저하게 실익을 따지는 수요자들이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1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초구 '아크로 드 서초'는 평균 1099.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59㎡ 분양가가 약 18억 원대로 책정됐으나 인근 신축 시세가 30억 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당첨 시 10억 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2029년 2월 입주 예정인 이 단지는 계약금 20%(약 3억6000만원)를 즉각 동원할 수 있는 자산가들의 타깃이 됐다.

지난달 31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영등포구 '더샵 신길센트럴시티' 역시 227가구 모집에 7233명이 몰려 평균 31.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 84㎡ 분양가가 18억원대 중후반으로 책정됐는데 강남권 신축 대비 낮은 가격대와 신풍역 도보권 입지, 신안산선 개통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가격과 입지 조건이 어긋난 단지들은 고전했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수지자이 에디시온'은 2월 무순위 청약 214가구 모집에 143명만 신청하며 완판에 실패했다. 전용 84㎡ 분양가가 인근 단지 대비 높은 15억 원대로 책정된 데다 전철역과의 거리 등 입지적 한계가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방에서도 양극화는 뚜렷하다. 경남 창원의 '창원자이 더 스카이'는 49층 랜드마크 설계와 행정타운 인접 입지를 내세워 평균 6.7대 1, 최고 11.6대 1로 마감에 성공했다. 반면 부산 사하구 '한화포레나 부산당리'는 184가구 모집에 83건 접수, 평균 0.45대 1에 그치며 대거 미달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 속에서도 시세 차익이 확실한 곳에는 여전히 자금이 쏠릴 것으로 내다봤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美 IAU 교수)은 "강남 3구와 용산구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 대비 절반 수준에 공급되는 만큼 수요자 입장에서는 청약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며 "신길 같은 경우도 오랜만에 나오는 신축에 대한 기대감이 크고, 서울은 원체 입주 물량이 없어 가격이 조금 높더라도 분양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 외곽이나 지방으로 갈수록 분양가에 민감해지는데 입지가 선호 지역에서 멀거나 주변 시세보다 높으면 분양은 안 되는 것 같다"며 "지방은 여전히 입주 물량이 많기 때문에 낮춰서 분양해야 할 텐데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라 미분양이 계속 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달 서울에서는 입지가 우수한 주요 단지들이 분양을 앞두고 있어 청약 시장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서초구 잠원동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오티에르 반포'(총 251가구)를 공급한다. 반포역과 고속터미널역이 인접한 강남권 핵심 입지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 용산구 이촌동에서는 롯데건설이 '이촌 르엘'(총 750가구)을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선보인다. 사이버 견본주택을 오픈한 이 단지는 10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동작구 노량진 뉴타운에서는 대규모 물량이 나온다. DL이앤씨는 '아크로 리버스카이'(총 987가구)를,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는 '라클라체자이드파인'(총 1499가구)을 각각 분양할 예정이다. 두 단지 모두 노량진역 접근성이 우수한 대단지로 서울 서남권 신축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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