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반발 “육성은 없고 감시·통제만 강화”
정무위도 우려…“비용 전가·실효성 한계 따져봐야”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에 진전이 없는 가운데 국회 정무위원회가 가상자산시장감시원 설립 근거를 담은 별도 개정안을 심사 절차에 올리면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가상자산 업계는 산업의 법적 틀과 육성 방향을 담은 기본법 논의가 지연되는 사이 감시·통제 장치 논의가 먼저 구체화한다며 입법 우선순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안건에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같은 날 정무위 전체회의에서는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상정돼 법안심사소위원회로 회부됐다. 개정안의 핵심은 개별 거래소 중심의 이상 거래 감시 체계를 통합하는 독립기구인 ‘가상자산시장감시원’의 설립 근거 마련이다. 거래소 별 자율 감시에 의존해서는 한계가 존재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법안이다. 사업자가 회원이 되는 시장감시원을 두고 이상거래 심리와 회원 감리 업무를 수행하도록 해 불공정거래를 예방하고 시장 질서를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업계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지연되는 가운데 감시·관리 성격의 별도 법안이 먼저 심사 절차에 오른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기본법은 지난달 5일 최종안 논의 일정이 연기된 뒤 같은 달 19일 당정협의에서도 후속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6월 지방선거 전에는 민생 법안이 우선순위를 차지하는 데다, 선거 이후 정치 일정과 입법 환경 변화까지 맞물리면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진흥과 육성은 없고, 감시와 통제, 규제와 제재만 있는데 ‘신뢰를 쌓은 후 산업을 육성한다’라는 기대는 전혀 되돌아오지 않는다”라며 “무엇을 위한 감시이고 규제인지 다시 한번 돌아봤으면 한다”라고 일갈했다. 다른 관계자는 “산업을 미래 인프라로 보기보다 통제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드러났다”라며 “산업의 법적 틀과 성장 경로를 제시하는 기본법 논의는 멈췄는데 감시기구 신설부터 다시 꺼내 든 것은 가상자산을 육성 대상이 아니라 관리 대상으로만 본다는 신호로 읽힌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정무위 내부에서도 법안의 취지와 별개로 현실적 한계를 짚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명호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법안 검토보고서에서 독립적인 이상거래 감시를 통해 이해상충을 해소하고 감시 업무의 통일성·체계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다수 거래소 간 거래량과 유동성이 달라 이상거래 판단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감시원 운영 재원이 거래소 분담금과 회비로 조달되면 결국 이용자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