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원유 2400만 배럴 순항·비축유 스왑 전격 가동…6월 말까지 원유 수급 이상무
가스 수요 감축 위해 원전 이용률 최대치로 상향…공공기관 차량 2부제 등 초강수 돌입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자 정부는 실물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장의 위기 돌파'와 '단기 수급 안정'에 모든 정책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호주 정부가 내수 천연가스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제한조치 절차를 개시하는 등 중동발 원유 수급 차질이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키우자 전방위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2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가장 먼저 구축한 방어선은 국내 물가 관리와 투기 심리 차단이다. 산업통상부는 최근 국제 유가 상승을 틈타 단기간에 가격을 꼼수로 올리는 주유소 등을 겨냥해 '범부처 합동점검단'을 가동 중이다. 각 부처에 산재한 빅데이터를 취합해 불법 행위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주유소'를 선별함으로써 2차 최고가격제의 현장 실효성을 끌어올리고 매점매석 등 시장 교란 행위 적발 시 무관용 원칙으로 엄단할 방침이다.
국가 산업 기반을 지탱하는 핵심 원자재 및 국민 생활 필수재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수급 관리에 돌입했다. 산업부는 이날 김정관 장관 주재로 6개 부처 및 9개 업종협회와 '중동전쟁에 따른 수급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최근 우려가 부각됐던 수액제포장재, 종량제봉투 등 보건·의료용품 및 생활필수품 수급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
다만 정부는 석화제품의 공급망이 복잡한 특성을 고려해 추가적인 강력 조치를 했다. 플라스틱과 포장재 원료 전반에 대한 '석유화학제품 매점매석 금지 및 수급조정을 위한 규정'을 별도로 마련해 필수제품의 공급 차질을 원천 차단할 방침이다.
나프타 대체 수입을 위한 재정도 투입된다. 물류비 상승이 수입선 다변화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점을 감안해 기업들이 새로운 비(非)중동 공급선에서 나프타 등을 대체 수입할 때 발생하는 단가 차액을 보전하기 위해 4695억원 규모의 긴급 예산을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반영했다.
물리적인 원유 도입 차질에 대응해서는 대체 물량 확보와 비축유 방출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가동 중이다. 가장 가시적인 성과는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협력에서 나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도 대체 수송로 등을 활용해 들여오는 UAE산 원유 2400만 배럴 물량이 차질 없이 도입 중이다. 이는 당장의 수급 불안을 잠재울 강력한 '안전판' 역할이 될 것이란 평가다.
비축유 스와(맞교환)도 추진되고 있다. 이는 정부가 보유한 중동산 비축유를 정유사에 먼저 긴급 대여해주고 향후 정유사가 아프리카·미주 등에서 확보한 대체 원유로 갚도록 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최소 6월 말까지는 국내 원유 수급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천연가스(LNG) 등 핵심 자원의 수입선 다변화 역시 전력 생산을 위한 전원 믹스 방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카타르의 불가항력 선언 및 라스라판 설비 피격 여파로 동아시아 현물 가격(JKM)이 치솟는 상황에서 미국을 비롯해 호주 등과 아웃리치를 가동하며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치솟는 가스 수요를 원천적으로 줄이기 위해 원전 이용률을 최대로 높이고 석탄발전의 폐지 시기를 연장하는 등 전력 생산 체계도 비상 모드로 전환했다.
당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공공과 민간 전반의 수요 감축 조치도 이뤄지고 있다. 이달 8일 0시부터 전국 1만1000여 개 공공기관의 차량 운행 제한이 기존 5부제에서 '2부제(홀짝제)'로 대폭 강화되며 공영주차장 약 3만 곳에도 5부제가 전면 도입된다. 민간 부문은 우선 자율적인 차량 5부제와 유연근무제 등 에너지 절약 동참을 권고하되 사태 장기화 시 의무 시행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열어 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