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대출 연장 불허 ‘최후통첩’…“4월 매물 출회 피크”

기사 듣기
00:00 / 00:00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정부가 다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 연장을 금지하기로 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매물이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특히 연장 불허가 시행되는 이달 중 집을 팔려는 움직임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출 규제가 동시에 작동하는 상황이라 매물을 받아낼 수요가 제한돼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출 연장 금지 조치로 다주택자들의 매물 출회가 앞당겨질 거라고 입을 모았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맞물려 현금 유동성이 낮은 차주를 중심으로 단기 매물 출회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매물 가격의 추가 하락도 유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4월 한 달이 매물 출회의 ‘피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올 하반기 보유세까지 강력하게 조정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기 때문에 매물 출회 시기를 앞당기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이달 매물이 가장 많이 나올 수 있고 이후에는 예외적으로 유예가 주어지는 부분이 있어 임대차 계약 만료 시점에 따라 순차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가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예고함에 따라 주택시장에서는 서울을 중심으로 매물이 늘어난 상황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7만7772건으로 연초(5만7001건) 대비 36.4%가 늘었다. 세 부담 증가를 우려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시장에 내놓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조치가 정부의 기대만큼 많은 물량을 끌어내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규제 대상이 아파트에 주담대까지 낀 다주택자로 좁혀져 있는 만큼, 이들이 매물을 내놓더라도 시장 전반에 큰 파장을 줄 만한 물량이 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매물이 쏟아진다고 해도 시장이 이를 소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무주택자의 매수를 독려하기 위해 임차인이 있는 다주택자 주택을 취득할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도 실거주 의무를 임대차 계약 종료일까지 유예해 주는 보완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고금리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만으로는 실수요자의 매수 여력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은 “강남권은 매물 출회가 많이 예상되지만 이를 받아낼 수요는 제한적이어서 수급 불균형이 오히려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수급 불균형은 지역별 가격 흐름의 양극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사업자 대출 등 우회 대출 경로가 차단되면서 초고가 시장과 강남·서초구를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10억원 이하 지역은 대출 규제의 영향권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실수요 유입도 꾸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는 강남 등 핵심지와 외곽 지역의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다. 3월 넷째 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 5주 연속 내렸다. 반면 성북구(2.72%), 동대문구(2.58%), 관악구(2.30%) 등 비강남 지역은 월간 기준 2%대 상승률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양 위원은 “4월 17일 만기 연장 제한과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시간상으로 근접해 5월 전후 시장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확대되고 가격 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남 연구원은 “대출 한도 축소와 자금 출처 조사가 맞물리며 당분간 주택 매매 시장은 관망세 속 숨 고르기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거래 절벽 속 가격 하락이라는 구조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