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건물 올려주고 골프장 결제까지…공익법인 303곳 무더기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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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사적유용·특수관계인 부당거래 등 적발…국세청, 198억원 추징
12월말 결산 공익법인, 4월 30일까지 출연재산 보고·결산서류 공시해야

▲이사장 자녀 명의의 건물 신축공사 비용 대납 및 출연재산 매각대금 3년 내 공익목적 미사용 (자료제공=국세청)

상속세와 증여세 혜택을 받는 공익법인 자금이 이사장 일가의 사익을 챙기는 데 쓰인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자녀 명의 건물 공사비를 법인 돈으로 대신 내주고, 귀금속·면세점 쇼핑과 골프장 이용비까지 법인카드로 결제한 사례가 확인됐다. 국세청은 공익법인 신고·사후검증을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국세청은 지난해 불성실 공익법인 검증 결과 303개 법인의 공익자금 사적 유용과 상속·증여세법상 의무 위반 사례를 확인해 증여세 등 198억원을 추징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검증에서는 공익법인 자금이 사실상 ‘사유 재산’처럼 쓰인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한 공익법인은 이사장 자녀 명의 건물을 신축하면서 공사대금을 법인 자금으로 대납했고, 출연받은 부동산을 매각한 뒤에도 매각대금 일부를 3년 안에 공익목적사업에 사용하지 않았다.

▲사교 목적으로 운영되는 모임 가입비를 공익자금으로 대납 (자료제공=국세청)

또 이사장의 사교 목적 모임 가입비를 공익법인이 대신 냈고, 이사장 일가가 귀금속과 면세점 쇼핑, 골프장 이용, 애완동물 관련 비용, 피부미용 관련 비용을 법인 신용카드로 결제한 사실도 적발됐다.

특수관계인을 둘러싼 부당거래도 드러났다. 출연자의 배우자·자녀·며느리 등 친족을 공익법인 임직원으로 고용해 급여와 차량 유지비 등 경비를 지급하거나, 특수관계인에게 주차장 운영을 맡긴 뒤 다시 재위탁하는 방식으로 실제 관리 없이 운영수익 차액만 가져가게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국세청은 공익법인이 세제 혜택을 받는 대신 결산서류 공시와 출연재산 보고, 공익목적 사용 등 세법상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법인을 제외한 공익법인은 재무제표 등 결산서류를 홈택스에 공시해야 하고, 출연받은 재산이 있으면 ‘출연재산 등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한편 국세청은 12월말 결산 공익법인이 4월 30일까지 결산서류를 공시하고 출연재산 보고서, 의무이행 여부 보고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홈택스 통합신고시스템을 이용하면 결산공시, 출연재산 보고, 의무이행 보고, 수입명세서, 기부금활용실적 명세서 등 최대 5종의 신고서류를 한 번에 작성할 수 있다. 국세청은 법인별 맞춤형 신고 도움자료와 미리채움 서비스, 신고서 작성 동영상도 제공할 예정이다.

영세 공익법인을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 홈택스 화면에서 작성이 어려운 항목을 안내하는 코치마크 기능을 도입하고, 직접 방문이나 원격 지원 방식의 상담 서비스도 운영한다. 공익법인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온·오프라인 체험형 신고 교육도 병행할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결산서류를 수정해 재공시할 경우 변경 사항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재공시 이력관리 시스템’도 도입된다. 수정 전·후 서식을 나란히 비교할 수 있고 최신 수정 항목을 표시해 공시 오류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공익법인이 제출하는 공시자료와 신고자료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기부금 사적 사용이나 공익법인 자금 사유화 같은 위법·부당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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