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투기 칼 빼든 정부…수도권부터 ‘가짜 자경’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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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만ha 1단계 전수조사 착수…토허제·관외거주자·경매 취득 농지 집중 점검
추경 588억원 투입, 조사인력 5000명 채용…“규제보다 질서 확립”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6 농해수 추가경정예산안 당정 협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사실상 처음으로 전국 단위 농지 전수조사에 착수한다. 수도권과 토지거래허가구역, 관외거주자 소유 농지 등 투기 우려가 큰 지역과 유형을 먼저 들여다보고, 실제 경작 여부와 불법 임대차, 무단 휴경까지 가려내겠다는 구상이다. 표본조사 수준에 머물렀던 농지 관리가 전수조사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경자유전’ 원칙을 다시 세우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농지 전수조사 추진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에 걸쳐 전체 농지 195만4000ha를 조사할 계획이다. 올해 1단계에서는 농지법 시행 이후인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 115만ha를, 내년 2단계에서는 1996년 이전 취득 농지 80만ha를 추가 조사해 농지 데이터베이스(DB)를 현행화한다.

조사는 두 단계로 진행된다. 5월부터 7월까지는 행정정보와 드론·항공사진, 인공지능(AI) 분석을 활용해 의심 농지를 추출하는 기본조사를 하고, 8월부터 연말까지는 선별된 농지를 대상으로 실제 농업경영 여부와 위반행위를 확인하는 심층조사를 벌인다. 정부는 지방정부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을 통해 조사인력 약 5000명을 신규 채용하고, 이번 조사에 추경 588억원을 포함해 국비 670억원을 확보했다.

현장 점검의 중심은 이른바 ‘10대 투기 위험군’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수도권 전 지역, 경매 취득자, 농업법인·외국인 소유 농지, 최근 10년 내 농지취득자격증명 발급 농지, 관외거주자와 공유취득자 소유 농지, 과거 농지이용실태조사 적발 농지, 기본조사 결과 불법 의심 농지 등이 포함된다. 정부가 추린 심층 조사군은 72만ha 규모다. 이 가운데 수도권 농지는 22만ha, 173만 필지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일 전라남도 영암군 학산면 용소리 일원에서 전라남도, 농촌진흥청과 함께 왕우렁이 월동 방지와 개체수 감소를 위한 논 깊이갈이 시연회와 예방대책 행사를 열었다. 사진은 시연회 현장 모습.(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이번 조사의 초점은 수도권 농지 투기 차단에 맞춰져 있다. 정부는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이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농지 실거래가는 경기 지역이 평당 60만7000원으로 전남 8만2000원의 7.4배에 달했다. 전국 평균은 17만7000원으로 2021년 이후 하락세지만, 수도권은 생활 여건을 감안하더라도 과도하게 높은 수준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적발된 농지는 유형에 따라 행정처분이나 계도 조치가 이뤄진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안에서 무단 휴경이나 불법 임대차가 확인되면 즉시 처분명령이 가능하도록 농지법 개정도 추진한다. 정부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농지보전부담금 정상화, 농지보전총량제 등 농지 관리 제도 개선 방안도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관건은 실효성과 부작용을 함께 관리하는 일이다. 대규모 조사 과정에서 고령농의 휴경이나 관행적 임대차까지 일률적으로 규제하면 실제 임차농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부는 임대차 계약이 없는 경우 계도기간을 두고 정식 계약을 유도하는 한편, 신고센터 운영과 농지은행을 통한 대체 농지 알선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전수조사의 목적이 단속에만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확한 농지 소유·이용 현황을 다시 파악해 체계적인 농지 관리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당정협의회에서 “전수조사는 2단계에 걸쳐 전체 농지를 조사할 예정”이라며 “단순한 적발과 행정 처분에 그치지 않고 체계적인 농지 관리를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 과정에서 기존 임차농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보호 대책을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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