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주제안 반대 의결권 행사

LG화학이 3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제25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의 지배구조 개편 요구를 차단했다. 이날 최대 쟁점이던 정관 변경안 가운데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 안건은 찬성 약 23%에 그치며 부결됐고, 이에 연동된 팰리서 측 주주제안은 자동 폐기됐다. ‘선임독립이사 선임’ 안건도 함께 부결되면서 회사 측이 표 대결에서 승리했다.
팰리서는 일정 지분 이상 주주가 지배구조, 자본배분, 임원 보상, 주주환원 정책 등을 주총 안건으로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권고적 주주제안 제도 도입을 요구했다. 또 선임독립이사 신설,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유동화 확대를 통한 자사주 매입·소각,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의 분기 공시, 경영진 보상에 주식연계보상 도입, NAV 할인율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의 KPI 반영도 제안했다. 그러나 핵심 전제가 된 정관 변경안이 부결되면서 후속 안건은 논의 단계에서 사실상 무산됐다.
승부를 가른 것은 국민연금이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김 CEO의 사내이사 선임에는 찬성했지만, 팰리서 제안에는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이 이사회 권한을 제한할 수 있다고 봤고, 선임독립이사 역시 현재 LG화학이 사외이사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 운영하고 있어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추가 유동화 요구에 대해서도 회사가 이미 관련 계획을 공시한 만큼 주주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주총에서 김 CEO는 인사말을 통해 “기존 사업의 근본 경쟁력 강화로 수익 체질을 회복하고 미래지향적 포트폴리오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2~3년 안에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겠다고 강조하며, 석유화학은 저수익 범용사업 구조조정을 가속하고 첨단소재는 차세대 양극재와 리사이클 사업을 키우겠다고 했다. 생명과학은 항암 파이프라인과 신약 발굴을, 신사업은 AI용 반도체 패키지 소재와 기능성 접착제 중심으로 키우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아울러 최고기술책임자(CTO) 조직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AI 반도체 패키지 소재와 기능성 접착제 등 신사업 육성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김 CEO는 "새로운 시장과 기술 환경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