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정연 “전쟁으로 ‘비용 인상 쇼크’… 국내 건설업계 복합 위기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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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이 건설업에 미치는 영향 인포그래픽. (사진제공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원가 상승 압박이 국내 건설 현장을 덮치고 있다. 국제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면서 공사비 상승은 물론 건설 수요 위축과 자금 조달 경색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위기’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은 31일 발표한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 보고서 통해 이란 전쟁에 따른 국내 건설업계의 파급 효과를 이같이 진단했다.

건정연은 보고서에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면전 양상이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차질로 이어지며 에너지 수급 및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쟁이 본격화된 3월 이후 국제유가와 LNG 현물가격이 폭등했으며,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하며 수입물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건정연은 "이는 전형적인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 양상"이라며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장기화 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으로 전이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건설업계에 미치는 타격은 치명적이라는 분석이다. 유가 급등은 현장 연료비뿐 아니라 건자재 가격과 장비 임대료 등 공사비 전반을 끌어올린다. 비용 상승으로 사업성이 악화되면 건설사들은 착공을 연기하거나 공사 규모를 축소하고, 기존 프로젝트를 전면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금리 인하가 지연될 경우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차환 리스크와 자금 조달 비용 상승의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크다는 게 건정연의 전망이다.

건설시장의 실적 지표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1월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35.8% 증가하며 반등 조짐을 보였으나, 실제 시공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오히려 9.7% 감소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건정연은 선행지표의 부진과 중동 사태 등 대외 변수로 인해 2분기 건설시장 역시 지지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건정연은 향후 건설시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정상화 여부와 에너지·환율 충격이 자금 조달 시장으로 전이되는 양상을 꼽았다. 건정연 관계자는 “에너지 및 환율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공과 민간 공사 전반에서 계약 관리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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