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금융 쉽게, 상품 설명 보강해야" [플랫폼 금융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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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신청 간편해졌지만 승인 결과는 여전히 불투명
"상품 가입 전·신청 후 설명 보강해야 실효성 제고"

비대면 플랫폼을 통한 대출 갈아타기와 금융상품 비교 서비스가 보편화됐지만 정작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결과 안내'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청 단계의 편의성은 극대화된 반면, 심사 거절 사유나 조건 미달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해 '환승 금융'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30일 금융권 및 학계 전문가들은 금리인하요구권과 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등 비대면 플랫폼이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적용 요건과 상품 간 차이에 대한 '설명 기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근 비대면 보험 비교 서비스가 낮은 전환율과 가격 차이 논란을 겪은 것처럼, 단순한 신청 편의성만으로는 실제 가입이나 금리 인하라는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마이데이터 기반의 금리인하요구 자동신청 서비스를 도입하며 심사 불수용 시 사업자가 구체적인 사유와 개선 필요 사항을 차주에게 안내하도록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비대면 시스템 도입 전부터 안내 미흡에 대한 지적이 있었던 만큼, 실제 현장에서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향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당국의 가이드라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리 결정은 개별 금융사의 내부 신용평가 모형(CSS)과 산정 기준에 따라 철저히 비공개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청 절차는 간소화됐지만, 승인 여부는 여전히 은행 내부의 '블랙박스' 기준에 좌우된다"며 "연봉이나 직위가 올라도 어느 정도 수준이어야 금리가 내려가는지 알 수 없으므로, 차주가 대응할 수 있도록 은행권의 설명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특성에 맞는 직관적인 정보 전달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대면 환경에서는 소비자가 핵심 조건을 인지하지 못한 채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사와 플랫폼 사업자가 중요 조건이나 제외 사항을 숏폼 영상이나 핵심 요약 형태로 더 직관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환승 금융'의 다음 과제는 단순한 이동 속도 경쟁이 아닌, 결과에 대한 '수용성' 확보에 있다는 분석이다. 학계 관계자는 "보험은 가입 전 차이를 알기 어렵고, 금리인하는 신청 후 거절 이유를 알 수 없다는 것이 공통된 약점"이라며 "비교의 편리함을 넘어 소비자가 결과를 납득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비대면 플랫폼의 실효성이 살아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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