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네이버폼으로 모은 1만5900명 ‘위임 의사’ 어떻게…SKT 유심 소송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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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신청 방식 모집 논란…위임 의사 검증 쟁점으로
SKT “확인 절차 미흡” vs 이용자들 “기존 방식도 충분”

▲서울중앙지법 (이투데이DB)

SK텔레콤 유심(USIM) 정보 해킹 사태와 관련한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이 본격화되면서 수만명에 달하는 원고들의 ‘위임 의사’를 어떤 방식으로 확인할지에 법조계 관심이 쏠린다. 재판부가 휴대전화 본인 인증 등 추가 확인 절차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일부 원고가 소송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김석범 부장판사)는 26일 SK텔레콤 이용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3건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병합해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번 소송에는 각각 9166명, 5275명, 1459명의 원고가 참여했다.

이날 재판은 김 부장판사의 “위임 의사가 진정한 것인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느냐”는 질문으로 시작됐다. 원고가 1만5900명에 달하는 다수 당사자 소송으로, 개별 원고의 참여 의사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워 온라인 신청 기반 위임 방식의 신뢰성이 핵심 쟁점이 된 것이다.

SK텔레콤 측은 구글폼·네이버폼 등 간이한 방식으로 원고를 모집한 점을 문제 삼았다. 동일 아이디로 복수 신청이 가능해 실제 참여 의사가 없는 원고가 포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일부 원고의 중복 참여와 SK텔레콤 이용자가 아닌 경우가 확인됐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반면 원고 측은 온라인 신청 과정에서 개인정보 입력과 위임장 제출이 이뤄졌고, 기존 집단소송에서도 유사한 방식이 활용돼 왔다고 강조했다. 위임이 사실과 다를 경우 대리인이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상식적인 판단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양측 주장을 절충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막도장만으로는 증명이 부족하다면서도 수만명 원고 전원에 대한 공증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신 휴대전화 본인 확인 여부나 온라인 신청 절차의 구조 등 원고 참여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본인 확인이 이뤄졌는지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 측이 제시하는 본인 확인 절차를 피고 측에 전달한 뒤 이에 대한 피고 측 의견을 듣고 재판부가 판단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내 SK텔레콤 매장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SKT)

법조계에서는 기존처럼 간이 방식만으로는 위임 의사를 인정받기 어렵고, 보다 엄격한 확인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무상 집단소송에서는 구글폼·네이버폼 등 방식으로 원고를 모집하는 사례가 적지 않지만, 피고 측이 이를 문제 삼을 경우 위임 의사를 별도로 입증해야 하는 절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서준범 법무법인 번화 변호사는 “원고 수가 많은 사건일수록 피고 측이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적법하게 위임이 이뤄졌는지 확인하는 것은 소송의 기초 단계”라고 설명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도 “집단소송에서는 위임이 간이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지만, 피고가 이의를 제기하면 진정한 위임 의사를 따져볼 수밖에 없다”며 “최소한 신분증 사본 등으로 원고를 특정할 수 있는 자료는 확보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휴대전화 본인 인증 등 방식은 현실적으로는 한계도 있다는 지적이다. 곽 변호사는 “휴대전화 본인 인증까지 거치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며 “그런 시스템을 갖춘 변호사 사무실도 드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만명을 대상으로 추가 인증을 다시 받는 과정 자체가 쉽지 않고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릴 수 있다”며 “일부 원고는 확인 과정에서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변론에서는 위임 의사 확인 절차의 적정성과 함께 손해 발생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다음 변론기일은 7월 9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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