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시비·환불 갈등 지속…'관광 신뢰' 흔드는 쇼핑 환경

방탄소년단(BTS) 등 K팝 열풍을 타고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분산형·체험형 소비'가 확산하고 있으나, 정작 현장의 쇼핑 만족도는 전년 대비 하락하며 '관광 한국'의 질적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최근 K팝 공연을 계기로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서울 주요 상권에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공연이 열린 광화문과 명동 일대에 관광객이 집중되는 동시에 성수동과 강남 등으로 이동해 소비하는 '분산형 소비 패턴'이 확산하고 있는 것.
특히 성수동은 팝업스토어와 편집숍, 로컬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체험형 쇼핑 공간'으로 자리 잡으며 젊은 외국인 관광객의 주요 소비 거점으로 부상했다.
면세점 역시 K팝을 활용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이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명동점은 K팝 특화매장 'K-WAVE존'을 통해 BTS와 블랙핑크, 지드래곤 등 아티스트 굿즈를 판매하며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 BTS 콘서트 전후 관련 굿즈 매출은 최대 5배 이상 증가했다. 이를 계기로 식품과 패션 등 다른 카테고리 소비까지 확대되는 '연계 소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소비 확대 흐름과 달리 쇼핑 경험에 대한 만족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5 관광불편신고 종합분석서'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관광 불편 신고는 총 1744건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특히 이 가운데 쇼핑 관련 불만이 466건(26.7%)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해 관광 불편 유형 중 1위를 기록했다.
쇼핑 불만의 주요 원인은 △불친절(21.9%) △환불·교환 문제(12.7%) △가격 시비(10.3%) 등으로 나타났다. 가격 문제에서 나아가 서비스 응대와 사후 처리 전반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광객의 체감 불만이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K팝 등 콘텐츠를 통해 유입된 외국인 관광객이 실제로 소비하는 쇼핑 환경에서 신뢰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관광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전체 불편 신고의 91.3%를 차지한다는 점도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특히 중국권 관광객이 68% 이상을 차지해 특정 국가에 대한 관광 경험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슬기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예전에 비해 개선된 측면은 있지만 여전히 바가지 요금과 환불·교환 문제 등 관광객의 쇼핑 경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이 남아 있다"며 "관광객이 실제로 돈을 쓰는 쇼핑 단계에서의 불만은 관광 전체 만족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관광공사가 운영 중인 ‘KQ 인증제’처럼 일정 수준의 서비스 기준을 충족한 사업자에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를 쇼핑 분야에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과거 면세판매장에 적용된 사례를 바탕으로 쇼핑 서비스 표준안을 마련하고 인증제도를 도입하면 관광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