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은 저가매수로 맞불
삼성전자 가장 많이 사고 한화에어로 팔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한 달째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과 개인투자자 간 수급 공방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외국인이 전쟁과 유가, 환율 충격에 30조원 넘게 주식을 내다 판 반면, 동학개미는 저가 매수에 나서며 이를 받아냈다.
29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전쟁 발발 직후인 3일부터 27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0조263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아직 이달 거래일이 이틀 남아 있지만 이미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순매도 규모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4일과 10일, 18일을 제외하면 대부분 거래일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연초 이후 누적 순매도 규모도 51조3170억원에 달한다.
반면 개인은 같은 기간 30조688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역시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들어 개인의 누적 순매수액은 34조3160억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매도 공세 속에서도 동학개미가 공격적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증시 하단을 떠받친 모습이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26일까지 12.55% 하락해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지만, 개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추가 급락을 일부 제어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여전히 위험자산으로 인식하는 상황에서 중동 전쟁이 겹치자 변동성 회피 차원에서 매도를 확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이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구조인 만큼 국제유가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외국인 이탈을 더 부추겼다.
반면 개인은 급락장을 저가 매수 기회로 받아들이며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27일까지 종가 기준 7.89% 하락했지만 개인은 16조836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6조728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27일 기준 48.90%로 50%를 밑돌았다.
외국인과 개인의 선호 종목도 뚜렷하게 엇갈렸다. 외국인의 이달 순매수 1위 종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232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순매도 1위는 삼성전자로 15조4961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은 삼성전자를 15조1933억원어치 사들이며 가장 많이 순매수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196억원어치 순매도해 차익 실현에 나섰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수급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전쟁으로 악재에 민감해진 상황에서 딥시크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터보퀀트 발표가 투자심리를 더 위축시켰다”고 진단했다. 이어 “AI 확산과 데이터 처리 증가에 오히려 기여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현재 시장에서는 매도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심리가 돌아서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