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상위권 지각변동
삼천당제약 코스닥 1위 등극

중동전쟁이 한 달째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 시가총액 상위권 지형에도 변화가 생겼다. 방산주는 수혜주로 부상한 반면, 국제유가 급등과 고환율 부담이 겹친 자동차·조선주는 뒷걸음질쳤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7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와 2위는 각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이어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SK스퀘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 기아, KB금융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27일과 비교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 종목은 10위에서 7위로 세 계단 올라섰다. KB금융도 12위에서 10위로 두 단계 상승했다. 반면 기아는 7위에서 9위로, HD현대중공업은 9위에서 11위로 각각 밀려났다.
시가총액 증감도 뚜렷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시가총액은 지난달 27일 61조6182억원에서 이달 27일 68조8371억원으로 1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138조67억원에서 101조3550억원으로 26.6% 감소했다. 기아와 HD현대중공업 시가총액도 각각 24.2%, 17.3% 줄었다.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가장 강한 주목을 받은 업종은 방산이었다. 방산 대장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달 3일부터 27일까지 11.7% 상승했다. LIG넥스원은 44.4%, 한화시스템은 9.2% 오르며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자동차와 조선은 고유가와 고환율 직격탄을 맞았다. 중동 리스크로 원자재와 물류 불확실성이 확대된 데다, 나프타 공급 차질 우려까지 겹치면서 관련 업종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초 피지컬 AI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던 현대차 주가는 지난달 27일 67만4000원에서 이달 27일 49만5000원으로 26.6% 하락했다. HD현대중공업 주가도 같은 기간 17.3% 떨어졌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삼천당제약의 급부상이 가장 눈에 띄었다. 27일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1~10위는 삼천당제약, 알테오젠,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레인보우로보틱스, 코오롱티슈진, 에이비엘바이오, 리노공업, 리가켐바이오, HLB 순이었다.
그동안 알테오젠과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이 1~3위를 오르내렸지만, 연초 10위였던 삼천당제약은 지난달 27일 4위로 올라선 뒤 이달 20일 시가총액 1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삼천당제약은 지난 19일 경구 인슐린의 유럽 임상 1/2상 시험계획서 제출 완료를 공시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증권가에서는 중동전쟁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지정학 리스크가 실제 기업 실적과 업황으로 번질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봤다.
서재호 DB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국 방산업체의 기대 수출 규모는 약 377억달러, 약 56조6000억원 수준으로 사상 최대가 기대된다”며 “K-방산 주력 제품의 수출 확대, 글로벌 국방비 증액 기조,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이후 외국인은 유동성이 크고 지수 기여도가 높았던 반도체와 자동차 중심으로 비중을 줄이는 흐름을 보였다”며 “향후 중동 리스크의 핵심은 이 충격이 실제 펀더멘털 훼손으로 이어지느냐 여부”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