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87년 이전 퇴행” 반발
법사위 ‘입법 관문’ 둘러싼 힘겨루기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100% 독식’을 선언하면서 법제사법위원장(법사위) 공석을 둘러싼 여야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추미애 전 법사위원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법사위 자리가 쟁점이 되며, 민주당은 “집권여당의 책임”을 내세웠고 국민의힘은 “87년 민주화 이전 퇴행”이라며 정면 반발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상임위 100%, 민주당이 책임지겠다“는 발언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내고 "민생 법안 지연은 허울 좋은 핑계일 뿐, 실체는 지도부의 당권 연장을 위한 추악한 매표 행위"라며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가 본인들의 연임을 위해 중진들에게 상임위원장 자리를 뇌물처럼 나눠주려 한다는 것은 이미 정치권의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국가의 입법권과 상임위를 그들만의 전리품이자 동네 친목회 벼슬로 전락시켰다"며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상임위를 독식하며 입법 폭주를 일삼다 '독재 프레임'에 갇혀 연전연패했던 뼈아픈 역사를 벌써 잊었는가"라고 했다.
이어 "정대철 헌정회장은 상임위 독식 야욕을 향해 '권위주의 독재로 가는 것'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크게 노하셨을 것'이라고 일갈했다"고 전했다.
갈등의 직접적인 계기는 법사위원장 공백이다. 추 전 위원장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경선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서, 법사위는 후반기 원구성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22일 “민주당은 집권여당의 책임과 국민에 대한 도리를 다하기 위해 후반기 상임위 구성과 운영을 100% 민주당이 맡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에서 법안 통과율이 저조하다”며 “민생 법안 지연은 국정 발목잡기”라고 주장했다.
이에 송언석 원내대표는 “상임위 100% 독식은 87년 민주화 이전으로 되돌아가겠다는 역사적 퇴행”이라고 비판했다. 법사위 소속 의원들도 “민주당의 법사위 독식은 신독재로 가는 고속도로”라며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반발 수위를 높였다.
법사위는 각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을 본회의에 올리기 전 체계·자구를 심사하는 ‘입법의 최종 관문’이다. 쟁점 법안의 처리 속도와 방향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여야 모두 양보하기 어려운 핵심 권력으로 꼽힌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갈등의 본질을 ‘의회 운영 원칙’보다 ‘입법 주도권 경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민주당은 집권 이후 입법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 최소한의 제도적 견제 축을 지키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상임위원장이 위원장이 공석인 곳은 법사위와 행정안전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다. 국회법상 상임위원장은 본회의 표결을 거쳐 사임할 수 있고 선출 역시 마찬가지 절차를 거친다.
한편 한병도 민주 당 원내대표는 27일 경기 광주 일정 중 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공석인 상임위원장을 31일 본회의에서 새롭게 임명해 법안 심사에 차질 없이 대비하겠다”고 했다. 이어 “4월에도 한 주도 빠짐없이 매주 목요일 본회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